산에 나무를 하러 간 60대 농민이 멧돼지에게 물려 숨졌다.
24일 경찰 설명 등을 종합하면, 지난 23일 저녁 7시10분께 경북 예천군 유천면 성평리 야산에서 노아무개(66·예천읍 석정리)씨가 숨져 있는 것을 119구급대원과 주민들이 발견했다. 노씨의 가슴과 다리 등 온몸에는 멧돼지에게 물어뜯긴 상처가 가득했다. 당시 노씨가 숨져 있던 현장 주변에서는 송아지만한 멧돼지 한마리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 멧돼지는 주민이 타고 온 트럭을 두세차례 들이받다가 야산으로 사라졌다.
노씨는 이날 오후 3~4시께 고추밭에 지지대로 사용할 나무를 구하러 낫 등을 들고 마을 주변 야산에 갔다. 노씨 가족들은 노씨가 해가 져도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119구급대원과 주민들은 야산을 수색하다가 마을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노씨와 멧돼지를 발견했다. 경찰은 노씨가 멧돼지의 공격을 받아 늑골골절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멧돼지의 번식기는 겨울철인데 이때 먹을 것이 부족해 도심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낮에는 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쉬다가 저녁부터 활동을 한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