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경남 밀양시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사고 1주기 추모식에서 엄수됐다. 연합뉴스
192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추모식이 참사 1주기인 지난 26일 세종병원 주차장에서 엄수됐다.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밀양시, 시의회, 소방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추도사에서 “당시 화재는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뼈아픈 사고로 살아 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었다.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깊은 상처로 남았다. 고인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아픈 기억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시민 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엄용수 의원은 “이런 아픔을 어디서든 다시 겪을 수 있다는 현실이 암담하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지만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승환 세종병원 유족협의회 대표는 “가신 님들은 이승의 모든 세상사 다 잊고 병 없고 아픔 없는 곳에서 영면하기실 바란다. 귀한 몸을 희생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귀중한 깨우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 일부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는 호소문을 통해 “화재 후 대통령이 직접 밀양에 와서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1년이 흐르는 동안 대통령 말씀은 희미해져 간다.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 유가족들은 너무나도 서럽다. 부실 안전설비 등 개선할 법안들은 국회에서 계류돼 있다.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혼령을 두 번 죽이는 행정은 바로 잡아달라. 서러운 유가족을 위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월26일 아침 7시32분께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안 탕비실 천장에서 불이 나 45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다. 경찰은 전기 합선 화재로 결론 내렸다. 병원 방화문이 허술해 유독가스와 연기가 순식간에 병원 건물 전체로 퍼져 피해가 컸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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