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박권서 경감의 영결식이 28일 익산경찰서에서 열렸다. 전북경찰청 제공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경찰의 가혹한 숙명이라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를 남겨두고 떠나야만 하시는 선배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고 먹먹해집니다. 우리는 선배님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박권서(58) 경감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경찰서에서 동료들의 슬픔 속에 전북지방경찰청 장으로 치러졌다. 영전에는 고인이 더는 입을 수 없는 경찰 정복과 모자, 옥조근정훈장 등이 놓였다. 고인은 경감으로 추서됐다.
박헌수 익산경찰서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30여년 동안 자신의 안전보다 국민 안위를 더 걱정하는 참된 경찰관이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가는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의식, 차돌같은 양심이 28살 박 순경을 지금의 명예로운 경찰관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박권서 경감의 영결식이 28일 익산경찰서에서 열렸다. 전북경찰청 제공
박 경감과 함께 근무한 동료를 대표해 고별사를 한 여산파출소 임성호 경위는 “항상 밝은 미소와 목소리로 따뜻하게 우리를 대한 선배님이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 사고가 있었던 날 퇴근하는 저에게 ‘성호야, 순댓국 먹고 갈래?’라고 물어보셨을 때 왜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흐느꼈다.
유족과 동료들은 영결식 내내 비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동료들은 ‘손녀를 끔찍이 생각하셨는데’, ‘이제 곧 있으면 퇴직이신데’ 등 안타깝게 탄식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그를 태운 운구차는 익산의 한 화장장으로 향했다. 정복을 입은 동료들은 운구차 양옆으로 도열해 거수경례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박권서 경감의 영결식이 28일 익산경찰서에서 열렸다. 전북경찰청 제공
익산경찰서 여산파출소 소속 박 경감은 지난 25일 오후 11시45분께 “운전 중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차를 타고 출동하던 중, 익산시 여산면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해 숨졌다. 당시 순찰차를 들이받은 차는 중앙선을 넘어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