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티엑스 A노선 경기 파주 구간의 제안안과 대안 4개가 제시된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서.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 파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에이(A)노선이 지나는 경기 파주구간에 대해 교하지구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주지역 환경단체도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지티엑스 A노선의 차량기지안을 전면폐기하고 새로운 안을 제시하라”고 국토교통부에 촉구했다. 지티엑스 A노선 파주구간은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당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이 3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21일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검토의견에서 “차량기지 대상지는 겨울 철새의 주요 도래지로 인근에 36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어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 때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주 당하동 일대인 대안4나 인근 지역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제안했으나, 입지가 불가능한 노선(운정지구 공공주택 하부, 경기도 문화재인 파평윤씨 묘역 통과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과학원은 이어 “본안에 제시된 제안안과 대안 4개가 모두 입지가 부적절한 곳”이라며 “차량기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때 제시한 인근 농경지를 우선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생태계 조사 결과가 부실작성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열린 ‘지티엑스A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평가위원회’는 “거짓·부실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향후 차량기지 주변 지역 정밀조사 등을 제시했다. 일부 평가위원은 “과학원의 의견은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에 의한 문제 제기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교하 주민들이 지티엑스 노선이 아파트단지, 열병합발전소 아래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변경됐다며 항의하자 “환경부가 재두루미 등 멸종위기종 때문에 기존 고시노선에 반대해 지금의 안으로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성명을 내어 “파주지역 어디에 차량기지가 들어서더라도 멸종위기종이 없는 곳이 없다. 국토부는 재두루미 핑계 대지 말고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새로운 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환경부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부동의’를 서둘러 해준 까닭이 뭔지 물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의 ‘조건부동의서’를 보면, 지티엑스A 차량기지와 진입도로 발파구간 가까이 주거지와 공장, 종돈장 등이 있지만 발파 소음·진동 등 영향예측을 하지 않았고, 동식물생태 관련 정밀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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