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사업 위치도 목포시청 제공
손혜원 의원 논란이 목포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사업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목포시는 30일 “목포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였던 중흥토건과 보광건설이 돌연 시공사 지위를 포기했다. 당분간 시공사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는 “손 의원이 투기 논란을 일으킨 배후로 주택조합과 시공사를 지목하면서 외부 시선이 집중돼 있다. 이 상황에서 재공모를 해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시는 “문화재 등록을 둘러싼 주택조합과 조선내화의 이견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 이후 시공사 재선정, 사업 승인과 건축 허가 등 절차를 진행한다 해도 적어도 1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택조합은 시공사의 불참 선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주택조합은 “명절에 손자 손녀들조차 오지 않는 낡은 집들을 고치고 싶다. 우리도 비가 새지 않는 지붕 밑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쓰며 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대식 주택조합장은 “조합원 353명이 대부분 산동네 낡은 집에서 어렵사리 살고 있다. 죄 없는 주택조합을 끌고 들어가는 바람에 엉뚱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설을 쇤 뒤 조선내화 공장 터를 주택조합에서 수용할지, 문화재로 등록할지 결말을 짓겠다. 이후 사업계획을 바꾸고 시공사를 재공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흥토건·보광건설은 지난 29일 사업 참여를 철회하겠다고 주택조합에 밝혔다. 이들은 조선내화가 문화재로 등록돼 사업성이 떨어지고, 손 의원이 함께 검찰 수사를 받자고 한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애초 2020년까지 3160억원을 들여 유달산 자락인 목포시 온금동 일원 20만㎡에 15~21층 아파트 1419가구를 짓는다는 밑그림으로 출발했다.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재정비인 만큼 예산 394억원을 투자해 도로 공원 주차장 등을 만든다. 그러나 2017년 10월 주택조합이 활동을 본격화한 뒤 도시재생지역 선정과 등록문화재 지정 등 변수가 나타났다. 이어 지난해 8월 조선내화가 문화재 지정을 추가로 신청하고, 최근 손 의원이 문화재거리 투기 논란의 배후로 건설사를 지목하면서 중대 고비를 맞았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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