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기관에 설치된 ‘비상용 생리대’ 무료 자판기를 이용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공공기관에 무료로 비치한 ‘비상용 생리대’에 대해 이용자가 대체로 만족했으며 우려됐던 남용 문제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비상용 생리대 비치 기관을 올해 2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8일부터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복지관 등 청소년·여성이 이용하는 서울시내 11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해 시범사업을 해왔다. 이 가운데 비상용 생리대를 갖추어 둔 서울여성플라자 이용자 43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벌여보니, 전반적인 이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2점으로 나타났다고 시는 31일 밝혔다. 이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8.4점이다. 이 밖에 이용자 편리성 4.50점, 자판기 접근성 4.19점, 생리대 안전성 3.93점 등으로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를 운영하는 기관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운영기관 11곳 가운데 10곳이 ‘만족’, 1곳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없었다. 이들 기관은 올해도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비상용 생리대’ 시범사업을 실시 중인 공공기관들 서울시 제공
시범사업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생리대 남용 문제도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석 달 동안 11개 기관에서 사용된 생리대는 하루 평균 3.68개(총 2901개)였다. 유형별로는 무료 자판기 이용기관에서 하루 평균 6.8개, 안내데스크 등에 비치된 코인을 넣어야만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는 코인형 무료 자판기 운영기관에서 1.9개가 이용됐다.
서울시는 “대부분의 기관에서 ‘막상 운영을 해보니 생각보다 업무량이 많지 않고 생리대를 매일 채울 필요도 없으며, 관련된 민원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며 “기관 이용자들에게 선제적으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어서 기관들도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예산 5억원을 편성해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200곳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월 사업 전문성 및 민간협력, 후원 연계능력을 갖춘 보조사업자를 공모하고 3월까지 사업 대상 기관을 선정한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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