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해 5월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한항공 항공기와 소속 직원을 동원해 국외에서 산 명품과 생활용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은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모친인 이명희(70) 일우재단 이사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중인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김도형)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조 전 부사장과 이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또한 검찰은 양벌규정을 적용해 대한항공 법인도 기소했으며 조 전 부사장 모녀의 밀수 범죄에 가담한 대한항공 직원 2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직원들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외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한 의류와 가방, 장난감 등 약 9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205회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6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 이사장도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국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46차례에 걸쳐 여객기로 밀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4년 1월∼7월 국외에서 자신이 직접 구매한 3500여만원 상당의 소파와 선반 등을 마치 대한항공이 수입한 것처럼 거짓으로 세관당국에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같은 혐의로 송치된 조 전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36) 대한항공 전 전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했다. 조 전 전무는 1800여만원 상당의 반지와 팔찌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았으나, 검찰 조사 결과 해당 물품을 국외에서 산 사실이 없었으며 국내로 반입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조 전 부사장과 이 이사장이 고급 가구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 신축공사에 사용할 원목 마루 등을 수입하면서 1억여원의 운임과 세금을 대한항공이 부담하게 한 업무상 배임 의혹도 조사했으나 모두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등 세 모녀를 소환해 10∼12시간씩 추가 조사를 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세관도 밀수입 혐의가 없는 것으로 송치했고 국외에서 구입한 물품이 국내로 반입된 증거가 없어 따로 소환 조사를 하지 않고 불기소했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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