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2005년부터 추진했던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골프장만 개장한 채 시민휴양시설은 아직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호반컨소시엄이 광주 광산구 서봉동 어등산관광단지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포기했다. 광주시는 민간사업자를 재공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광주시 쪽의 말을 종합하면, 어등산관광단지 사업 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는 지난달 30일 우선협상 대상자인 호반 컨소시엄한테서 ‘실시협약 체결 포기’ 공문을 받았다. 광주시는 이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으로 보고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 광주도시공사와 호반컨소시엄은 어등산관광단지 안 유원지 터(41만7531㎡)에 최고 20층 규모로 15개동 안팎의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 호텔 1500실을 건립해 분양하는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광주시는 민간 사업자를 재공모하거나 광주도시공사가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 7일 오전 정례조회에서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이 지위를 반납하면서 협약체결이 무산돼 유감이다. 이번 사업추진 무산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검토해 조속히 새로운 추진방안을 마련해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시는 고속전철이 서는 송정역과 가까운 어등산관광단지를 서남권 관광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선 일단 민간사업자를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는 어등산 터의 실질적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가 직접 개발하고 손실분을 시 예산을 들여 보존해주는 공영개발 방식도 마지막 선택지로 남겨두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곧바로 사업자 재공모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공영개발 방식은 다양한 선택지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광주도시공사 쪽도 “이번 협약체결 무산을 교훈으로 삼아 어떤 방식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더 효율적일 지를 꼼꼼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부대 포사격장이 옮겨간 뒤 2005년부터 광주시가 추진해 온 어등산관광단지 사업은 수익시설인 골프장(57%·156만7463㎡)만 먼저 개장하고 시민휴양시설은 14년째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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