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수질 측정 지점. 노란색은 만경강 유역, 초록색은 동진강 유역 측정 지점이다. 서쪽 방조제에 가까운 곳이 해수유통으로 만경강·동진강 상류보다 수질이 더 좋은 편이다. 전북녹색연합 제공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강·동진강의 수질이 20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북녹색연합은 13일 “새만금지방환경청 발표 자료를 살펴보니, 만경강·동진강 수질은 수질개선 사업 전보다 오히려 악화돼 애초 계획했던 수질 개선 사업이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재 새만금은 수질 개선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 사업은 2020년 마무리된다.
이 단체는 “새만금지방환경청 자료를 보면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만경강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단위 ㎎/ℓ) 기준으로 연평균이 2000년 10.7에서 2018년 11.0으로 오히려 악화돼 6급수(11㎎/ℓ 초과) 수준이며, 동진강 수질도 시오디 기준 2000년 6.1에서 8.4로 나빠졌다”고 밝혔다. 방조제 안쪽 새만금호의 2018년 수질은 4~6급수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 단체는 “새만금호가 현재 제한적이지만 배수갑문을 통해 해수가 유통되는 상황”이라며 “바닷물이 거의 닿지 않는 새만금 상류 지점은 6급수 수준인 반면, 바닷물이 많이 유통되는 배수갑문 부근은 4급수 수질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담수화를 전제로 한 정부의 새만금호 수질 목표는 상류의 농업용지 구간이 4급수, 하류의 도시용지 구간이 3급수다. 앞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2018년 8월 새만금호의 용존산소량을 조사한 결과, 수심 4~5m 이하에서는 사실상 무산소층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표층수만 측정하는데도 수질이 악화했는데, 저층 바닥은 오염 상태가 훨씬 심각할 것”이라며 “전북도는 도민들을 포함해 새만금 문제를 논의할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도 해수 유통을 전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지금 새만금호의 수질은 내부 공사 등으로 인해 개선 대책을 원활하게 추진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대책을 정상적으로 시행하면 목표 수질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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