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14일 오후 재판에 앞서 피의자 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임근 기자
뇌물을 받은 뒤 8년간 도피생활을 한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박정대)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전 교육감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또 형의 도피에 도움을 준 혐의로 기소된 최규성(69)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규호 피고인은 전북교육감으로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수사가 시작되자, 8년2개월 가량 도피생활을 하면서 각종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피고인의 행위로 성실히 근무하는 교육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고위공직자인 동생의 지위를 이용해 일련의 도피행각을 벌여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14일 오후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질문을 듣고 있다. 박임근 기자
최 전 사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회의원과 농어촌공사 사장이라는 자신의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직위에 있는 부하 직원 등을 통해 형의 도피생활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범죄를 저질렀으나, 친형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전북 김제 스파힐스골프장 확장과정에서 편의를 봐주고 골프장 쪽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수사가 시작되자 달아난 그는 지난해 11월 6일 인천시내 한 식당에서 도주 8년2개월 만에 붙잡혔다. 특히 최 전 교육감은 도피 중 병원치료와 주식투자, 각종 취미, 미용시술 등에 매달 700만원 이상을 써가며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사장은 형이 8년간 도피할 수 있도록 부하 직원 등을 통해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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