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한겨레>와 만난 신유용씨는 임솔아 시인의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을 지니고 다녔다. 그는 책 표지 날개에 적힌 글이 자신의 심정과 같다고 말했다. 표지 날개에는 “이곳을 떠나본 자들은 지구가 아름다운 별이라 말했다지만 이곳에서만 살아본 나는 지옥이 여기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라고 적혀있었다. 이정규 기자
검찰이 전직 유도 선수 신유용(24)씨가 여고생 시절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지목한 전 유도부 코치 ㄱ(35)씨를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20일 “ㄱ씨를 지난주부터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14일과 17일 두 차례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ㄱ씨는 2011년 고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신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당시 신씨는 ㄱ씨가 지도하던 유도부 제자였다.
ㄱ씨는 검찰 조사에서 신씨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부 강제추행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주 비슷한 시기에 신씨에 대한 추가 고소인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다. 신씨 쪽 이은의 변호사는 “가해자는 자신이 훈련이란 미명으로 지속적으로 폭행을 가하던 만 16살 선수에게 강제추행을 했는데, 이후에는 연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가해자에게 연인 개념이 뭔지, 도덕 개념이란 게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쪽 주장이 서로 달라 사실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시 불렀으며, 앞으로도 신씨를 한 번 더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ㄱ씨의 휴대전화 등 압수물 분석은 끝냈지만, 신씨와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 등에 대해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신씨는 최근 전북 고창 영선고 재학 중이던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유도부 ㄱ코치에게 20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현재 여러 건 가운데 처음 이뤄진 성폭행 사실에 대한 입증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건은 객관적 증거와 진술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임근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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