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조기 착공을 위해 영호남이 손을 맞잡았다.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인 ‘빛고을’의 앞글자를 딴 두 지역의 ‘달빛동맹’이 달빛내륙철도를 통해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영호남의 상징이자 보수와 진보의 ‘심장’과도 같은 대구와 광주의 연대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 21일 달빛내륙철도가 지나는 영호남 지역 10곳의 광역·기초 지방정부 교통책임자들은 대구 엑스코에서 모여 “달빛내륙철도는 동서화합과 지역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는 대구와 광주 등 광역 2곳과 담양, 순창, 남원, 장수, 함양, 거창, 합천, 고령 등 달빛내륙철도가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 8곳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완 전북 장수군 건설교통과장은 “내륙인 우리 고을에 철도가 지나면 장수군을 전국에 널리 알릴 수 있고,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철도역이 생기면 금상첨화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임종 경남 합천군 건설과장도 “합천군이 살려면 철도건설이 절실하다. 합천군의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경제마저 침체해 달빛내륙철도에 사활을 걸고 매달려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달빛내륙철도는 남부 지역을 동서로 잇는 철도건설 사업이다. 대구~광주 사이를 최고 시속 250㎞로 달리는 준고속철도로 연결해 이 두 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추진협의회는 2017년 7월 출범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학자·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협의회는 지금까지 국회 포럼을 2차례, 경유지 지방정부 협의회 모임을 2차례씩 열어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필요성을 적극 알렸다. 이들은 대구와 광주가 각각 1억5천만원씩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7월 한국교통연구원에 발주한 ‘달빛내륙철도 건설 연구용역’이 오는 5월께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정치권과 중앙정부를 상대로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달빛내륙철도 개통을 위해선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5억원을 들여 올해 상반기 안에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달빛내륙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신규사업으로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허주영 대구시 철도시설과장은 “2020년에 결과가 나오는 사전타당성 조사는 그 뒤에 이뤄질 예비타당성 조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또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도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와 광주는 이 철도가 동서 균형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근 대구시 교통국장은 “달빛내륙철도는 영호남의 화합과 지역균형발전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인구감소, 노령화, 지역경기 침체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소규모의 영호남 내륙도시에서 철도가 생기면 인적, 물적 교류가 늘어나면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돌파구가 될수 도 있다”고 말했다. 소진호 광주시 철도정책담당은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해 영호남 10개 지방정부가 모였다. 동서 간 철도가 부족한 한국에서 달빛내륙철도는 영호남 교류와 남부 경제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대선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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