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임신한 여성과 배 속 아기를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2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ㄱ(24)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ㄱ씨가 몰던 승용차는 지난달 6일 오후 2시15분께 횡성 둔내면 태기산 터널 인근에서 ㄴ(33)씨의 승용차와 출동했다. 이 사고로 ㄴ씨가 크게 다치고 그의 아내는 숨졌다. 당시 ㄴ씨의 아내는 임신한 상태였다.
사고 직후 피해 차량에서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ㄱ씨의 차가 중앙선을 침범한 것을 확인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에서 ㄱ씨의 차량이 제한 속도(60㎞/h)를 초과한 속도로 운행한 증거도 확보했다. 경찰은 피해 차량이 과속으로 중앙선을 침범한 ㄱ씨의 승용차와 충돌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ㄴ씨는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임산부 교통·사망사고, 고 박**의 남편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ㄴ씨는 “아내와 아기의 마지막 길도 지키지 못한 못된 남편, 못된 아빠가 되었다. 30여일이 지나서야 한 줌의 재가되어 유골함에서 신랑만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아기에게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가해자는 사고 후 단 한 번도 찾아와서 사죄를 하거나 연락도 없다”며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이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4만8396명이 참여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