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평화시대에 ‘오랑캐’라니…파로호 이름 바뀔까?

등록 2019-03-06 15:23수정 2019-03-06 19:31

일제 때 ‘대붕호’를 ‘대명제’로 왜곡해 명명
6.25전쟁 때 이승만이 ‘파로호’로 다시 변경
3·1운동 100돌 맞아 본래 이름 찾아야
화천 파로호 모습. 화천군청 제공
화천 파로호 모습. 화천군청 제공
3.1운동 100돌과 남북 평화의 시대를 맞아 강원도 화천 ‘파로호’ 이름을 애초 지명인 ‘대붕호’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강원도는 파로호 명칭을 대붕호로 바꾸기 위해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고 6일 밝혔다. 강원도가 파로호 이름 변경을 추진하기로 한 이유는 먼저 3.1운동 100돌을 맞아 일제가 왜곡했던 지명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파로호는 일제 강점기인 1944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북한강 협곡을 막아 조성됐다. 주민들은 일본에 호수 이름을 ‘대붕호’로 지어달라고 건의했다. 이 마을엔 대붕이란 큰 새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대붕이 한번 날갯짓을 하면 구만리를 난다고 믿었다. 마을 이름이 구만리인 이유다.

하지만 ‘대붕’이라는 이름이 거슬렸던 일본은 ‘붕’자 대신 비슷한 한자인 초명새 ‘명’자로 바꾸고, 호수라는 이름 대신 ‘둑’을 뜻하는 ‘제’자를 붙여 ‘대명제’라고 이름붙였다. 초명새는 대붕과 마찬가지로 상상 속의 새다.

그러다 6.25전쟁 때인 1951년 한·미 연합군이 중국군 2만4141명을 사살하고 호수에 수장시킨 화천전투가 벌어졌다. 이때의 승리를 기념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오랑캐를 깨트린 호수’라는 뜻을 담은 ‘파로호’라는 친필 휘호를 내리면서 이름이 다시 ‘대명제’에서 파로호로 바뀌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남북 평화의 시대에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적대 의식을 담은 파로호라는 명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강원도는 화천군과 함께 주민 여론을 수렴한 뒤, 지명 변경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지명 변경을 위해선 시·군 지명변경위원회와 도 지명변경위원회, 국가 지명변경위원회 등 3단계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