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민주혁명 역사관에 전시된 당시 주역들광주고 제공
민주도시 광주에 4·19 역사관이 들어선다.
광주시교육청은 20일 동구 계림동 광주고 안에 ‘4·19민주혁명 역사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2016년부터 24억원을 들여 지상 3층, 건축면적 377㎡ 규모로 건물을 완공했다. 역사관 안에는 1960년 4·19 당시 사진과 기사를 전시하고, 당시의 역사현장을 체험할 학습공간을 마련했다. 4·19는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광주의 3대 민중항쟁으로 꼽힌다.
상설전시관은 바닥을 4·19 당시 신문기사들로 꾸몄다. 전시관 입구에는 광주고 학생들이 당시 교문을 박차고 거리로 진출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배치했다. ‘광주 4·19, 그 날의 일들’을 주제로 마련한 전시 공간에선 광주지역의 4·19 전개 과정을 시간대별로 낱낱이 알려준다.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금남로 장송 시위부터 광주고 이홍길 학생 하숙집에서의 모의, 1교시 이후 학교 종 타종, 광주고 교문 돌파, 금남로 충장로 거리 시위, 학동파출소와 광주경찰서 경찰 발포 등을 담았다.
당시 학생 신분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이병열·김영용·윤승웅 등의 증언을 들을 수도 있다. 이병열(77) 4·19민주혁명기념사업회 회장은 “지금도 4월19일 1교시 직후 ‘땡땡땡땡~’ 울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교문 쪽으로 몰려가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광주의 4·19는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지만 마산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봉기했고, 경찰의 발포로 7명이 숨지는 등 의혈투쟁을 했기 때문에 기념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문을 연 광주고 안 4·19민주혁명 역사관 광주고 제공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학습프로그램도 다채롭다. 당시 교복을 입고 사진 속의 주역들 옆에서 사진을 찍고, 4·19 역사를 알아맞히는 퀴즈 영웅을 뽑는다. 함성 체험실에선 ‘독재 타도’, ‘부정선거 다시 하라’ 등 구호를 맘껏 외쳐볼 수 있다. 일반인도 언제든지 방문해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은 화~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할 수 있다. 이영호 광주고 교장은 “새 학기를 맞은 초·중·고 학생들한테 역사를 배우는 학습장으로 개방하려 한다. 민주와 정의를 외쳤던 당시의 함성을 기억할 수 있도록 4·19 한 달 전에 문을 연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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