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지난 18일 전주 도시혁신센터에서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위한 감정노동자보호 세미나를 열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전주시는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을 통해 직원과 민원인이 함께 행복한 ‘워커벨’(Worker & Customer Balance)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전주시는 지난해 본청과 사업소, 구청, 주민센터, 시설관리공단 등에서 일하는 민원응대 업무 감정노동 종사자 136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대상자(중복답변)의 85.2%가 고객의 욕설·폭언, 90.7%가 인격을 무시하는 언행, 88.9%가 억지 주장·무리한 사과 요구·업무방해, 51%가 블로그·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협박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가 민원응대 업무로 인한 질병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 경우 18.7%가 신체적 질병, 8.0%가 정신적 질병, 14.5%가 신체적·정신적 질병 모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교육과 매뉴얼의 내용은 친절응대가 전부인 데다가, 악성민원 발생 때 개인별 전략으로 대응하라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는 이런 문제점 해결을 위해 지난 18일 전주 도시혁신센터에서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효과적인 사업추진 방안 모색을 위한 감정노동자보호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유형별 민원응대 매뉴얼 제공 △감정노동 종사자 보호제도 및 보호체계 구축 △감정노동으로 인한 건강장애 예방조치의 적극 이행 △마음 건강 지킴 및 회복을 위한 공간 마련 △감정노동 피해 복구와 법적 조치 지원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시는 이를 토대로 다음달 안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2017년 ‘전주시 감정노동자 보호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전주시와 민간 직장에서 근무하는 감정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3년마다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감정노동자 일터의 노동환경 개선 등에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재수 시 총무과장은 “감정노동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광역단체인 서울시가 처음으로 수립한데 이어, 전주에서 4월 안으로 만들면 기초단체로는 전주시가 처음으로 수립하게 될 것이다. 가이드라인 수립에만 그치지 않고 감정노동에 대한 시민 공감을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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