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의 아픔과 고통을 표현한 영화 ‘동백’의 샌드아트 장면. 여수시 제공
여순사건의 아픔과 화해를 다룬 웹드라마 ‘동백’이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25일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당시 상황과 현재 과제를 다룬 50분 분량의 웹드라마 ‘동백’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4000여만원의 저예산으로 각본을 쓰고 촬영을 마쳤다. 음악을 입히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다음달 9일 오전 10시 진남문예회관에서 시민 200여명이 참석하는 시사회를 열기로 했다. 시사회를 마친 뒤 유튜브, 아프리카티브이 등 온라인에 공개한다. 또 여수의 역사와 명소를 알리기 위해 여수신문고, 관광누리집, 사회적관계망서비스 등에 게시한다. 반응이 좋으면 국내외 웹영화제에도 출품하기로 했다.
이 드라마는 여수사건의 원한에 얽힌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들어라 이 진실을’이라는 주제로 현대사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던 여순사건의 아픔과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동백꽃만 그리는 화가지망생 정우와 청년사업가로 미래를 꿈꾸는 민아가 운명적으로 만난다. 이들의 사랑은 여순사건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로 원수지간이던 두 집안의 반대로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이들의 간절한 바람과 풋풋한 사랑으로 극복하고 결혼한다.
여순사건에 얽힌 원한을 넘어서 화해로 나아가는 정우와 민아의 결혼 장면. 여수시 제공
제목인 <동백>은 꽃말이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이다. 모진 한파 속에서 한없이 붉은 꽃을 피운 뒤 봉오리 채 뚝 떨어져 다시 피어나는 속성을 지녔다. 이런 특성이 1948년 여순사건의 희생과 부활을 나타내는 데 차용됐다.
화면에는 당시 학살현장인 만성리 형제묘와 동백꽃 명소인 수정동 오동도 등 지역 명소들이 빠짐없이 나온다. 또 트라우마를 표현하기 위해 그래픽과 샌드아트 등을 활용했다. 배우 양준·백소현이 남녀 주인공으로 나온다. 감독은 박홍준, 각색은 신선진, 촬영은 유인상이 각각 맡았다.
원안을 쓴 김상욱 여수관광마케팅팀장은 “70년 동안 묻혔던 여순사건이 특별법 제정 청원과 피해자 재심 결정 등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묻혔던 비극을 치유하고 해원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