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이후 택시 서비스에 대한 서울시민의 기대 서울연구원 제공
지난달부터 서울 택시요금이 올랐지만,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9명은 여전히 “서비스에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이 26일 발표한 ‘1/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서울시 택시요금 인상’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6.5%가 택시요금 인상 뒤 서비스 품질에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개선될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는 7.5%에 불과했다. 시민들이 택시요금 인상 뒤 개선을 바라는 점은 ‘승차거부’가 45.7%로 가장 높았고, ‘불친절’(29.0%), ‘난폭운전·욕설’(9.1%)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은 지난달 16일부터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심야 기본요금은 3600원에서 4600원으로 각각 800원, 1000원씩 올랐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대표단은 지난달 6일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들의 반발을 예상해, 승차거부·부당요금 근절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한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다짐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낮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민이 희망하는 택시 서비스 개선 서울연구원 제공
카풀 서비스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응답자의 91.9%가 카풀 서비스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카풀 서비스를 도입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 또는 ‘매우 필요하다’ 등 긍정적인 응답이 41.6%로 ‘필요 없다’ 또는 ‘전혀 필요 없다’ 등 부정적 응답(22.5%)보다 높게 조사됐다. 카풀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는 ‘긍정적·매우 긍정적’이 44.5%로 ‘부정적·매우 부정적’(21.4%)이라는 응답보다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카풀 제도 도입에 대한 서울시민 의견 서울연구원 제공
한편, 올해 ‘1/4분기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전 분기에 견줘 1.9포인트 하락한 69.5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 구입 등 소비지출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인식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매수심리가 꺾였다는 풀이가 나온다. 서울연구원은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각종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주택거래가 정체되고 집값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시민들이 주택구입을 미루면서 매수심리가 꺾인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 동남권 (강남·강동·서초·송파)의 주택 구입 의사는 전 분기보다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4분기 동남권의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72.7로 전 분기에 견줘, 9.0포인트 오르며 전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심권의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전 분기보다 10.5포인트 하락한 67.8, 서남권은 7.8포인트 하락한 67.8, 동북권은 2.5포인트 하락한 69.9, 서북권은 1.6포인트 하락한 68.3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서울지역 1200가구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3%p였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