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민들이 지난 25일 덕양구청에서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 고양본부 발대식을 가진 뒤 거리 홍보에 나서고 있다.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 고양본부 제공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인천 강화~강원 고성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를 인간띠로 잇자는 ‘디엠제트(DMZ) 평화 인간띠잇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운동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오는 4월27일 14시27분(오후 2시27분), 강화에서 고성까지 디엠제트 500㎞ 구간을 50만명의 시민이 1m 간격으로 서서 손을 맞잡고 인간띠를 잇자는 민간 주도의 평화운동이다. ‘꽃피는 봄날 디엠제트 소풍 가자’를 구호로 내건 이 운동은 이미 조성된 평화누리길을 따라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파주~고양~김포~강화까지 평화손잡기가 이어진다.
이에 평화누리길이 지나는 경기 파주와 고양, 김포, 연천, 인천 강화지역 시민사회는 최근 운동본부를 잇달아 결성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일찌감치 발대식을 한 파주본부는 평화누리길 파주구간 64㎞를 걸으며 코스 점검과 신청자 배치작업 등에 나섰다. 6만3천명 참여를 목표로 하는 파주본부는 31일 현재 약 3만5천명이 신청했다. 파주구간에는 광주·전남 1만명, 전북 1만명, 노무현재단 500명, 6.15남측위원회 2천명, 민주노총 4천명 등 약 3만명이 신청했다.
최정분(53) 파주본부 공동위원장은 “전국의 많은 사람이 임진강이 있는 파주에 오고 싶어해 목표 인원을 무난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행사로 파주가 평화도시로 확실히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시민들도 지난 25일 덕양구청에서 고양본부 발대식과 거리 홍보에 나섰다. 1만5천여명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인 고양본부는 선언문에서 “정당, 직업, 연령, 종교, 지역 등과 관계없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마음 모으는 자리에 시민들이 힘을 합해 100년 전 독립의 절규를, 디엠제트를 따라 걸으며 다시 재현하자”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민들이 지난 25일 덕양구청에서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 고양본부 발대식을 한 뒤 거리 홍보를 펼치고 있다.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 고양본부 제공
지난 30일 구리역 광장에서 발대식을 한 구리·남양주·양평 운동본부는 공동선언문에서 “민족의 한결같은 염원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열기 위해 구리, 남양주, 양평 시민이 함께 모였다. 굳게 맞잡은 손으로 우리 땅이면서도 금단의 선이 되어버린 디엠제트를 함께 걷는 평화축제에 동참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찬수 구리남양주양평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더 이상 우리는 갈라진 한반도 냉전체제 앞에서 손 놓고 있지만은 않겠다”고 말했다. 평화누리길 구간이 없는 구리·남양주·양평 시민들은 강원도 철원 대마리에서 월하리 사이 노동당사를 중심으로 2㎞ 구간에서 인간띠를 이을 예정이다.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강화대교까지 14㎞를 인간띠로 잇는 인천에서도 지난 30일 강화본부가 출범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처음에는 행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지만, 점차 참여 열기가 확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오는 4월27일 오후 2시27분, 강화에서 고성까지 디엠제트 500㎞를 50만명의 시민이 손을 잡아 잇는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이 펼쳐진다. 디엠제트평화인간띠잇기운동본부 누리집
앞서 디엠제트평화인간띠운동본부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디엠제트 민+평화 손잡기’ 결의대회를 열어 “우리는 무엇으로도 위협받지 않는 한반도의 참평화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평화손잡기 행사에 참여하려면 디엠제트평화인간띠운동본부 누리집(http://dmzpeacechain.com)이나 전화(1855-0427)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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