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전라남도 담양군에 지어진 전통정원인 소쇄원의 제월당 모습.
한국의 민간 전통정원 중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50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전라남도 담양군 소쇄원에 대한 모든 것이 집중 조명된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한국의 전통정원을 다룬 ‘한국의 정원전: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에 <소쇄원의 풀과 나무>를 주제로 참가한다고 1일 밝혔다.
전시는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한 달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제1, 2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서양의 정원과 달리, 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를 추구하는 한국의 정원문화에 대한 재인식에서 출발한다. 동양화, 인간환경연구, 영상예술, 공간연출, 설치작품, 그래픽디자인, 사진, 공예, 에세이, 쎈트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가 전통정원 소쇄원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한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전시에서 소쇄원의 역사자료인 소쇄원 48영과 소쇄원도에 기반을 둔 소쇄원 경관의 특징과 현대 소쇄원의 경관변천사를 보여준다. 또 소쇄원에 심어진 배롱나무, 매화나무, 벽오동나무, 국화, 치자나무, 대나무, 수련 등 식물을 집중적으로 고찰하고 그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정원에서 우리만의 정원 미학을 탐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목원, 정원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쇄원은 1530년(중종 25년) 조광조의 제자인 소쇄옹 양산보(1503∼1557)가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세운 4060㎡ 규모의 민간정원으로 명승 제40호로 지정됐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제월당, 광풍각, 오곡문, 애양단, 고암정사 등 10여 동의 건물을 지어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전통정원이다. 광풍각에는 1755년(영조 31년) 당시 소쇄원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남아 있다. 양산보는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숨지자 이에 충격을 받고 고향으로 낙향해 은거 생활을 위해 소쇄원을 지었다.
글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사진 국립수목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