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선급행버스 2단계 공사 구간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간선급행버스(BRT) 2단계 공사 구간에서 300여그루의 가로수가 뽑히거나 옮겨진다. 환경단체는 부산시에 가로수 대책을 마련하고 공사를 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는 1일 “간선급행버스 2단계 중앙대로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 5.9㎞ 구간에 있는 가로수 841그루 가운데 352그루를 옮겨 심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는 공사 때문에 인도 폭이 줄어들자, 가로수를 안쪽으로 옮겨심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인도 폭이 3m밖에 되지 않고, 새로운 가로수 자리로 전선과 광케이블, 하수도관 등이 지나가는 곳도 많아 가로수를 그대로 옮겨심기가 어렵게 됐다. 시는 여의치 않으면 뽑은 가로수를 해운대수목원 등에 옮겨 심을 방침이다. 2단계 구간은 11월 개통된다.
부산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시는 공사를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가로수가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대기열을 흡수해 온도를 낮춘다는 사실은 국립산림과학원 등의 연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미세먼지 저감, 열섬(주변보다 기온이 높은 도심 지역) 완화, 도시 경관 조성, 소음 차단 등 효과를 보이는 가로수는 시민 건강을 위한 최초 방어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공사가 진행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할 가로수가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간선급행버스 3단계와 4단계 공사가 진행되면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에서 녹색 가로수길은 절대적으로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내 집 마당처럼 편안한 사람 중심 보행도시’를 가장 중요한 시정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시 녹색도시과 관계자는 “가로수를 옮겨 심으면서 근처 인도에 여러 작은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또 간선급행버스 버스정류장 근처에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크고 흡착률이 뛰어난 이팝나무 170여 그루를 심는 등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