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미술의 뿌리는 어디일까?
국내 남도의 전통화단은 18세기 초 남종 산수화와 풍속화를 그린 윤두서-김정희-허련으로 이어졌다. 허련의 남종화풍은 아들인 허형을 거쳐 허건에 이어졌고, 조방원·신영복·김명제·이옥성 등으로 진화됐다. 또 하나의 맥은 허백련이 1938년 연진회를 발족하면서 시작돼, 이범재·구철우·김옥진·문장호·박행보로 이어졌다.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남도라는 개념은 조선시대엔 금강 이남이었으나, 지금은 보통 광주·전남지역을 일컫는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소장품 전시회 ‘남도미술_뿌리 Roots’전을 연다.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전시실에서 2일부터 6월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남도 화단의 맥을 형성해 온 예술가 50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52점을 중심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 15점이 더해진다. 이번 전시는 국공립미술관이 협력해 남도미술사에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한국 전통미술의 큰 맥을 이은 허백련의 ‘응시도’, 허건의 ‘목포다도일우’ 등 작품들과 이들 대가의 맥을 이은 전통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한국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오지호의 ‘남향집’,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김환기 대작인 ‘산월’, ‘무제-아침이슬’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전통의 계승-수묵과 진채’라는 제목의 전시엔 허백련과 허건이 추구한 남종화의 세계를 살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오병희 학예연구사는 “허백련과 허건은 맑은 정신을 불어넣는 남종화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지만, 허건 계통의 맥은 채색이 보태져 좀 더 현대적”이라고 말했다. ‘근대의 변화-유화와 조각’이라는 제목의 전시실에선 구상미술과 추상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남도 유화는 일제강점기 오지호·배동신·김환기·강용운·양수아 등 ‘일본 유학파’ 화가들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귀국한 뒤 자연에 대해 느낀 감정을 화폭에 담아 독특한 화풍을 꽃피웠다. 강용운과 양수아는 광주에서 추상미술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전남현대미술협회(1960년)를 발족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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