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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기숙사·특별 교실을 집무실·공관으로 유용한 사학 이사장 덜미

등록 2019-04-03 16:13수정 2019-04-03 19:27

전북교육청, 전주 사학 비리 발표
특별 교실 개조해 이사장 개인공간 이용
20억 넘는 비자금 조성해 카드비 등에 써
2011년 이후 이사회 118회 모두 정족수 미달
“역대급 비리…반복 않도록 법인해산 검토”
송용섭 전라북도교육청 감사관이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 전주 지역의 한 사학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송용섭 전라북도교육청 감사관이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북 전주 지역의 한 사학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1. 전북 전주지역 한 사립 중고교 설립자 겸 이사장이 2014년 7월 초까지 수년 간 학교 기숙사 도서관을 자신의 집무실과 공관으로 썼다가 발각됐다. 전북도교육청은 이사장 취소 통보를 했는데 그 뒤에도 학교법인은 미술실 등의 특별교실을 학교회계 예산으로 리모델링해 설립자 일가가 주거공간으로 쓰게 했다. 감사반이 현장에 도착하자 학교법인은 드레스룸과 욕실 등을 급히 철수했다.

#2. 이 학교법인은 또 2014년부터 올해까지 급식용품을 구매하면서 식자재 단가를 올리고 점자블록 등 시설공사를 계약하는 금액을 과장했다. 거래업체와 계약을 맺어 놓고 행정실 직원을 시설공사에 동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학교회계 예산을 부풀려 집행한 뒤 업체로부터 차액을 되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20억5천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 돈은 카드비, 보험료, 골프비, 의복비 등에 쓰였다. 설립자의 아들이 현 이사장이고, 아내는 이사이며, 딸이 행정실장인데다, 외조카도 행정실에서 일하고 그 배우자는 근무도 않지만 허위등재해 인건비를 챙겼다.

3일 전라북도교육청은 지난 2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 학교법인이 그동안 저질렀던 비리를 감사해 중간발표했다. 이 학교법인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연 모든 이사회(118회)가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인데도,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한 뒤 임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 등 학교운영 중요사항을 관할 교육청에 거짓으로 승인 요청하거나 허위 공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회의록 등은 설립자 지시로 교직원이 대필 서명한 의혹을 사고 있다.

또 교육목적의 기본재산은 다른 용도를 쓸 수 없는데도 학교는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ㄱ업체와 학교 옥상을 20년 간 장기 임대하는 계약(연 임대료 240만원)을 체결해 태양광을 설치하고 전기생산으로 발생한 수익을 편취, 4년간 약 1억2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전주시 경원동의 3층짜리 건물인 학교법인 재산을 임차인과 짜고 이면계약서를 작성한 뒤 보증금과 월임대료 등을 횡령한 정황도 나왔다.

해당 법인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도교육청은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해당 법인을 특가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또 가담·방조가 확인된 교직원·임원에 대해 해임을 비롯한 징계를 요구하고, 부정으로 사용한 금액을 환수조치할 예정이다. 송용섭 전북교육청 감사관은 “학교에 문제를 삼으면 관련자가 응급실에 입원하는 등 수사권이 없어 감사에 한계가 많았다. 역대급 사학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여, 이같은 설립자가 다시 되돌아오는 악순환이 끊어지도록 법인 해산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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