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 승부를 결정하는 데는 0.02%면 됐다.
개표 마감을 불과 0.02% 남겨둔 상황에서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결과가 뒤집혔다. 끈질긴 추격 끝에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결국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시 성산구 결과는 마지막 순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3일 저녁 8시30분께 개표가 시작된 이후 밤 11시24분까지는 줄곧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 앞섰다. 최대 2000표 이상 앞서기도 했다. 단 한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밤 11시24분 개표율 99.98%를 기록하는 순간 순위가 뒤집혔다. 계속 2위를 달리던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강기윤 한국당 후보를 역전해 1위로 올라섰다. 결국 여영국 후보가 4만2663표로 45.75%를 득표하면서, 4만2159표로 45.21%를 득표한 강기윤 후보를 504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투표율은 0.54%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굳은 표정으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여영국 후보는 역전을 하며 곧바로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쏟았다. 함께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여영국”을 소리쳐 부르며 환호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앞서 오후 10시가 넘어도 역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리의 힘이 부족해 승리를 안겨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며 패배 인정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여영국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이 승리는 위대한 창원시민의 승리이다. 권영길, 노회찬으로 이어온 진보정치의 자부심에 여영국을 넣어줘서 감사하다. 총선을 1년 앞둔 이번 선거를 통해 제1 야당으로 교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 당선자는 또 “이번 선거 결과는 반칙 정치, 편가르기 정치에 대해 창원시민이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를 개혁하겠다.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 온 힘을 바치겠다. 오로지 국민과 민생만 바라보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창원시 성산구의 유권자는 18만393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9만4101명이 투표해 투표율 51.2%를 기록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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