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인근 지역 상인들이 강원랜드 사장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 상가와 곳곳에 붙인 ‘문태곤 출입금지’ 혹은 ‘문사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 모습.
“우리 업소는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주민을 업신여기는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의 이용을 거부합니다.” 강원도 정선지역 상인들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문태곤 사장 출입을 거부하고 나섰다.
상인들은 지난 1일부터 ‘문태곤 출입금지’ 혹은 ‘문사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을 업소 출입문에 붙였다. 강원랜드 인근 주민들이 꾸린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이하 공추위)’가 주도한 이 ‘안내문 붙이기 투쟁’에는 지역 600여곳의 업소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강원랜드가 지역주민과 소통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강원랜드 인근 지역 상인들이 강원랜드 사장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 상가와 곳곳에 붙인 ‘문태곤 출입금지’ 혹은 ‘문사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 모습.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제공
대표적 사례는 강원랜드 협력업체 노동자의 직접고용 문제다. 현재 강원랜드 협력업체 노동자는 약 1640명이고, 이 가운데 95% 정도가 폐광지 주민이다. 이들은 경비와 보안, 청소, 시설물·주차 관리 등의 일을 맡고 있지만 임금은 강원랜드 정규직 직원의 4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원랜드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단’은 지난해 4월부터 강원랜드 행정동 앞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카지노 폐장시간 변경도 갈등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4월 카지노 폐장시간을 새벽 6시에서 4시로 두 시간 앞당겼다. 주민들은 폐장시간 변경 탓에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지역 경기가 위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0∼25일 사북·고한·남면 상가 밀집 지역 상인을 대상으로 한 공추위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5%가 ‘카지노 개장 시간 변경이 지역 상권을 위축시켰다’고 답했다.
강원랜드 인근 지역 상인들이 강원랜드 사장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 상가와 곳곳에 붙인 ‘문태곤 출입금지’ 혹은 ‘문사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 모습.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제공
김태호 공추위원장은 “문태곤 사장은 지역과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며 대화조차 외면해왔다. 주민과 노동자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자회사나 사회적기업을 통한 정규직화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직접 고용하지 않더라도 동일직종의 경우 직접고용 임금의 86% 정도까지 처우개선이 가능하다. 폐장시간 변경 문제는 노조와 합의가 선행돼야 해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사진/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