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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지킨 여영국, ‘홍준표 저격수’로 유명

등록 2019-04-04 12:20수정 2019-04-04 19:57

도의원 시절 진주의료원·무상급식 문제로 맞서
홍 “쓰레기가 단식”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막말
지사 사퇴 요구하며 주고받은 고소·고발 10여건
“홍 지사님! 언제까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

2016년 7월12일 오후 1시50분께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의원은 도의회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도의회를 방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그러나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한 2년간 단식해봐. 2년 뒤에는 나갈 테니까”라는 말을 남기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50분 뒤 본회의장을 나오는 홍 지사를 향해 여 의원은 “공무원들과 도민들을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틀 뒤 홍 지사는 페이스북에 “극히 일부 의원은 의원이라기보다 깜도 안 되는 무뢰배에 가깝다. 갑질횡포를 자행하는 무뢰배에 대해서는 앞으로 묵과하지 않고 적극 대응할 것이다. 의원답지 않은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하는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비유하는 것은 막말이 아니고 참말”이라고 써올렸다. 이에 대해 여 의원은 “이를 두고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하는가 보다. 홍 지사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열한 꼼수를 쓰고 있다. 도지사로서 자격이 없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여 의원은 홍 지사를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홍 지사의 비서실장은 여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여영국 국회의원(정의당)은 ‘홍준표 저격수’로 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여영국 의원은 2010년 경남 창원에서 경남도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2014년엔 경남도의원 재선에 성공하면서, 전국 통틀어 진보정당 소속 유일한 지역구 광역의원이 됐다. 또 경남도의회 전체 지역구 의원 50명 가운데 유일한 야권 의원이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012년 12월20일부터 2017년 4월9일까지 4년4개월 동안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이 기간 여 의원은 줄곧 경남도의원으로 활동했다. 경남도의회는 한국당이 장악하고 있었다. 여 의원은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 주민 뜻에 맞서는 여러 정책을 펼쳤던 홍준표 지사에 맞서는 데 앞장설 수밖에 없었다.

2016년 7월13일 경남 야5당 정당협의회가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는 여영국 도의원(가운데 모자 쓴 이)을 방문해 지지를 선언했다.
2016년 7월13일 경남 야5당 정당협의회가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는 여영국 도의원(가운데 모자 쓴 이)을 방문해 지지를 선언했다.
여 의원은 2015년 5월14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대책비를 받아 일부를 생활비로 썼다는 것은 명백한 업무상 횡령이며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홍 지사는 도덕적·법률적·정치적으로 도지사 자격을 상실했다. 이미 도민들과 공직자의 마음속에 지사에 대한 권위와 신뢰가 없음을 지사 스스로 잘 알 것이다”라며 홍 지사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해 2월5일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경남도의 학교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 결정에 맞서 무상급식비 계속 지원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신청했다. 여 의원은 여기에도 빠지지 않고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 의원은 2016년 홍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추진하며 단식농성을 했고, 이 과정에서 홍 지사에게서 막말을 들었다. 이에 앞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2015년 무상급식 중단 사태 때도 이를 막기 위해 단식농성을 했다. 여 의원과 홍 지사가 주고받은 고소·고발은 10여건에 이르렀다.

여영국 의원에게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운명적인 것이었고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4일 여영국 의원은 “저격수라는 별명은 결코 내가 원해서 붙은 것이 아니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저격수라는 별명보다, 민생정치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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