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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창원성산에서 당선된 ‘홍준표 저격수’

등록 2019-04-05 05:00수정 2019-04-05 11:23

여영국 정의당 국회의원
“경제활성화, 노동자 기본권 지키기, 국회·정치 개혁 주력”
“저격수보다 ‘민생정치 전문가’나 ‘달인’ 소리 듣고 싶다”
2016년 7월12일 오후 1시50분께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여영국 당시 정의당 경남도의원을 향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라고 말하고 있다. 뒤로 돌아보는 사람이 여영국 경남도의원이다. 최상원 기자
2016년 7월12일 오후 1시50분께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여영국 당시 정의당 경남도의원을 향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라고 말하고 있다. 뒤로 돌아보는 사람이 여영국 경남도의원이다. 최상원 기자
“홍 지사님! 언제까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

2016년 7월12일 오후 1시50분께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을 하던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의원은 도의회 본회의장으로 걸어가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소리쳤다. 홍 지사는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한 2년간 단식해봐. 2년 뒤에는 나갈 테니까”라고 받아치곤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50분 뒤 회의장에서 나오는 홍 지사를 향해 여 의원은 다시 “공무원들과 도민들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며 떠났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여영국 국회의원(정의당)은 2016년 당시 경남도의회 지역구 의원 50명 가운데 유일한 야권 의원이었다. 그는 홍 지사와 맞서는 과정에서 3차례나 단식투쟁을 했고, 10여건의 고소·고발을 홍 지사와 주고받았다. 자연스레 ‘홍준표 저격수’로 널리 알려졌다.

여 의원은 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경남도의원일 때는 저격수라는 말을 들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는 저격수보다 민생정치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당선 다음날인 이날 오전 그는 지역구를 돌며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오후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의 노회찬 의원 묘소에 참배했다. 묘소에는 노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둘은 한참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여 의원은 노회찬 의원 묘소 앞에 국회의원 당선증을 내려놓고 “의원님을 대체할 수 없지만 이제 그 역할을 대신하고자 한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희망을 주고 꿈을 주는 ‘노회찬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름만 불러도 자꾸 눈물이 나서 아침에 한바탕 눈물바람 했는데 또다시 눈물이 나네요. 평생 꿈꾸셨던 ‘진보 집권의 꿈’을 향해 여섯 명의 국회의원, 5만 당원이 똘똘 뭉쳐 그 뜻을 이루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도 “노회찬 대표님… 당신은 하늘에서도 정의당을 지켰습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여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동지’로 불렸던 고 오재영 전 보좌관과 전태일 열사,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고 이소선씨의 묘소도 찾았다. 이씨의 묘소 앞에선 “어머니는 ‘투쟁이 아닌 단결’을 강조하셨다. 이 말씀을 꼭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 개표 때 0.02%를 남긴 상태에서 역전에 성공해 당선이 확정된 뒤 눈물을 쏟았다. 드라마보다 극적이었던 개표 과정에 대해 여 의원은 “상대적으로 내가 약한 지역부터 개표했기 때문에 뒤지는 상황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표 차이가 커서 걱정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솔직히 표정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100표 안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봤는데, 504표 차이가 났으니까 예상보다 크게 이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선 창원 경제 활성화, 노동자 기본권 지키기, 국회와 정치 개혁 등 3개의 축을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 의원은 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선서한 뒤 본격적인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상원 서영지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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