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예상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영동대로 지하에 5개 철도 노선과 버스환승센터, 쇼핑몰 등 만드는 대규모 복합환승센터 착공이 올해 말로 미뤄졌다. 고속철도 수서∼의정부 연장노선이 계획에서 빠지면서 서울시가 센터 설계를 다시 하게 됐기 때문이다.
9일 서울시와 국토부의 말을 종합하면, 국토부는 지난 2월 서울시에 고속철도 수서∼의정부 연장 노선을 복합환승센터 계획에서 배제한다고 통보했다. 시는 이를 받아들여 애초 5월로 예정된 착공을 올해 말까지 늦추고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재설계하기로 했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강남 국제교류지구’의 핵심으로, 영동대로 일대의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만드는 연면적 16만㎡ 규모의 국내 최대 지하복합공간이다. 여기엔 수도권급행철도(GTX)-A·C노선,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위례∼신사 경전철 등 철도 노선이 새로 들어선다. 애초 GTX-C 노선의 선로와 정거장을 공유하는 고속철도 의정부선도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국토부는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국토부가 지난 2월1일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지난해 12월 완료된 고속철도 수서∼의정부 노선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한 결과, GTX-C 노선 선로 및 정거장 등을 함께 사용하며 고속철도 수서∼의정부 노선을 운행하는 경우, 공사비 약 4000억원, 연간 운영비 약 45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비용에 비해 새로운 고속철도 수요는 부족하며, 고속철도와 GTX가 같은 선로를 쓰면 안전성과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국토부는 판단했다.
따라서 국토부는 “불필요한 매몰 비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행 중인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기본 설계에서 고속철도 관련 시설을 우선 배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시에 통보했다.
복합환승센터는 애초 반지하에 차도와 버스정류장, 지하 1~2층에 상업(60%)·공공(40%)시설, 지하 3층엔 주차장, 통합 대기실, 4층엔 국가·광역 철도, 5층엔 위례∼신사선 역무시설, 6층엔 위례∼신사선 등이 자리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고속철도 관련 시설이 빠져 서울시는 기존 설계에 포함된 4층의 고속철도 기다리는 곳과 타는 곳 등을 복합환승센터를 재설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속철도 선로와 대합실 등 시설이 빠져 층수 변경, 공간 재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설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착공 후 또 내년 2월께 국토부의 GTX-C 노선 기본계획이 나오면, 실시설계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르면 오는 7월까지 재설계를 마치고, 12월 착공과 동시에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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