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다에서 공포의 대상인 독성 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량번식을 막을 길이 열렸다.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는 “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전자 전체 서열과 위치를 밝혀낸 게놈지도를 완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국제학술지 <비엠시 바이오로지>(BMC Biology)에 지난달 29일 실렸다.
해파리는 산호·말미잘·히드라처럼 독주머니를 가진 동물인 자포동물의 하나다. 대부분 자포동물은 어딘가에 붙어서 사는데, 해파리는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며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하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대 길이 2m, 무게 200㎏까지 나가는 초대형 해파리이다. 여름철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독성이 강해 어장이나 해수욕장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천적 감소 등 이유로 2000년대 들어 개체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량번식 예방과 독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종화 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장. 유니스트 제공
박종화 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파리가 자유롭게 수영하며 먹이를 사냥하게 된 진화적 특징과 조직별·생식단계별 유전자 발현 특징을 밝혀내고,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량번식과 독성에 관한 중요한 단서도 찾았다. 자포동물 중 움직임이 가장 활동적인 해파리는 그동안 게놈 분석이 활발하지 않아, 이번 노무라입깃해파리 게놈지도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파리의 일부 종은 수명이 무한대인 것으로 알려져, 노화를 되돌리는 ‘극노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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