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근화동주민자치회와 한국외식업협회 강원지부 춘천지회 등 지역 단체들이 15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원도의회에 춘천 세계불꽃대회 예산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의회 해당 상임위에서 삭감된 불꽃대회 예산은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18일 본회의 등을 남겨두고 있다.
대형 산불 피해가 난 강원도에서 십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불꽃대회를 추진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관광객 증가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찬성 의견과 환경 오염과 화재 우려가 있고 예산 낭비만 불러올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춘천시 근화동주민자치회와 한국외식업협회 강원지부 춘천지회 등 지역 단체들은 15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원도의회에 춘천 세계불꽃대회 예산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줄고 경기도 더욱 위축되고 있어 관광객 유입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 사업이 필요하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여는 불꽃축제를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일부 단체의 주장에 도의회가 편승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춘천 세계불꽃대회는 지난해부터 강원도가 추진 중인 국제 경연 행사로, 관람객 20만명 유치가 목표다. 예산은 강원도 10억원, 춘천시 4억원, 업체 4억원 등 모두 18억원이며, 오는 10월 중에 춘천 의암호의 중도에서 열린다.
하지만 예산 낭비 등 지적이 제기되면서 강원도의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춘천 세계불꽃대회는 지난해 12월 예산 심사에서 ‘파이어 아트쇼’라는 이름으로 제안됐지만 도의회가 실효성과 경쟁력, 환경 오염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사업비 1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번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에서도 강원도가 ‘춘천 세계불꽃대회’로 이름을 바꿔 재상정했지만,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지난 10일 예산 10억원을 또다시 전액 삭감했다.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이 우려되며, 비슷한 시기 개최되는 서울과 부산 등의 불꽃축제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이유였다. 불꽃대회 예산 처리는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18일 본회의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동해안 산불로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불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의회 정유선 의원은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이 있는데 춘천에서 불꽃을 터뜨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도 “논란이 되는 불꽃대회 예산을 고통받고 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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