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유가족들 맹골수도 찾아가 국화 송이 바쳐
팽목항에선 노란 조끼 입고 희생자 추모하는 순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이 전남 진도 맹골수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과 맹골수도에서는 16일 세월호 희생자를 위로하는 순례와 헌화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 추진위원회는 이날 전남 진도 팽목항 일원에서 팽목 바람길 12.5㎞를 걷는 순례 행사를 열었다. 추모객들은 노란 조끼를 입고 팽목항 등대~4·16기억관~팽목 방조제를 행진하며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추모극 <세월을 씻어라>를 공연하는 등 추모예술마당을 펼쳤다.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24명은 이날 세월호 침몰해역인 진도 맹골수도를 찾아 하얀 국화꽃을 바쳤다. 이들은 배 두 척에 나눠 타고 사고해역의 노란 부표 앞에 도착한 뒤 “아가야 잘 있니” “엄마가 미안해” “너무 보고 싶어” 등 인사를 건넸다. 한동안 침묵하던 이들은 5년이 지나도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국화 송이를 바다에 던졌다. 무심한 바다를 바라보던 이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아이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내년에 또 올게” “사이좋게 행복하게 지내야 해” 등 인사말을 남겼다. 이들은 안산으로 가는 길에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진도군도 이날 진도실내체육관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씻김굿 등으로 짜인 세월호 희생자 추모식과 국민안전체험행사를 열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