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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탓 재해 반복” 탄광 노동자·가족 1천명, 입갱 투쟁 예고

등록 2019-04-17 15:59수정 2019-04-17 19:39

21일 출정식 이후 입갱 투쟁 돌입
“우리 요구는 임금 향상도 복지도 아닌
탄광 노동자 안전 지켜달라는 것 뿐”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원들이 정부에 노동자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석탄공사 제공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원들이 정부에 노동자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석탄공사 제공
지난달 6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 태백시 장성동 장성광업소 사고 이후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해 온 탄광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1000여m 땅속 입갱 투쟁을 예고하면서 태백 일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이하 광노련)은 17일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호소문’을 통해 “탄광 노동자들은 피눈물로 입갱하려 한다. 귀를 막고 있는 정부가 노동자들의 호소와 절규에 관심을 기울일 때까지 막장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탄광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는 ‘노동자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이다. 노동자들은 지난달 27일 장성광업소에서 발생한 지하 갱내 가스 연소 사고도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를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한 안전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광노련은 노동자 안전을 위해 갱내 작업환경에 대한 노사정 차원의 조사와 작업장 온·습도, 분진 등의 유해인자 및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한 점검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심진섭 대한석탄공사 노조위원장은 “노동자들은 지속해서 안전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석탄공사는 기능조정 대상기관으로 충원이 불가능하다’는 앵무새 같은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몇 푼의 돈 탓에 아까운 목숨이 허망하게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광노련은 오는 21일 장성광업소에서 출정식을 하고, 입갱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입갱 투쟁에는 태백 장성, 삼척 도계, 전남 화순, 본사 등 석공 산하 4개 탄광 노동조합과 가족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석탄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석공 노조 조합원 대부분이 입갱 투쟁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석공 노조 조합원은 946명에 이른다.

광노련의 입갱 투쟁은 1999년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광노련은 정부의 무연탄 발전소 매각 계획에 반대하며 정선군 고한읍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갱도에서 닷새간 단식투쟁을 했다. 당시에는 광노련 대표자 13명만 참여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참여자가 가족까지 더하면 1000여명에 이른다.

김동욱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탄광 노동자도 국민이고 사람이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고, 또 보호받아야 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결코 임금 향상도 아니고 복지도 아니다. 탄광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달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탄광 노동자들이 대규모 입갱 투쟁을 예고하면서 대한석탄공사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공사 관계자는 “깊은 땅속에 거미줄처럼 갱도가 얽혀 있어 평소에도 낙반과 붕괴, 가스, 화재 등 각종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수백 명이 일시에 갱도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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