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지난 18일 오후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겸 가수 박유천(33) 씨가 26일 구속됐다.
수원지방법원 박정제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오후 늦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이 구속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박씨가 경찰 조사를 받기에 앞서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행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박씨가 증거를 인멸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해왔다.
또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박씨가 마약 판매상으로 의심되는 인물에게 돈을 입금하고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아가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발견됐고, 체모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음에도 그가 줄곧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태도 등도 구속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올해 2∼3월께 한 때 연인이었던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 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5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3일 박씨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국과수의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줄곧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씨 변호인은 지난 25일 “국과수 검사 결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의뢰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박씨와 황씨는 과거 연인 사이로 박씨는 지난 2017년 4월 황씨와 같은 해 9월 결혼을 약속했다고 알렸지만 이듬해 결별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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