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1돌을 맞은 지난 27일 경기도 파주시 요트클럽 회원 등이 장준하공원에서 임진강 ‘DMZ 파주 평화요트축제’ 출항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파주 평화요트축제 조직위 제공
“고려 태조의 개성 천도 1100돌을 맞아 태조 왕건이 항행했던 고려뱃길을 복원해 철원에서 시작해 임진강과 조강(한강하구), 예성강, 대동강을 거쳐 개성, 평양까지 요트로 항행하고 싶습니다.”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 1돌을 맞아 임진강변을 따라 평화 인간띠잇기가 펼쳐진 가운데 강 위에서 ‘비무장지대(DMZ) 파주 평화요트축제’를 진행한 파주시 요트클럽 민승준(49) 선장은 30일 “임진강 뱃길을 따라 고려 천년 뱃길을 복원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주시 요트클럽 회원들을 중심으로 27~28일 진행된 ‘요트축제’는 임진강에 10척의 배를 띄워 중상류 지역인 파주 두지나루에서 연천 호로고루 인근까지 왕복 8㎞ 가량 항행하면서 남북한 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평화의 바람으로 비밀의 바다를 열다’ 구호를 내건 요트축제는 27일 오전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서 동호인 등 40여명이 출항식을 한 뒤 임진강 수상 퍼레이드에 나섰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장준하공원에서는 고려시대에서 현대까지 개성과 임진강, 한강, 예성강 뱃길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렸다. 또 2014~15년 209일간 요트로 세계일주를 마친 해양탐험가 김승진 선장의 강연 등이 이어졌다.
경기도 파주시 요트클럽 회원들이 지난 27일 임진강 두지나루에서 요트 항행에 나서고 있다. 사진 파주 평화요트축제 조직위 제공
축제에 앞서 요트 동호인들은 평화요트축제 조직위원회를 꾸려 우수날인 지난 2월 19일 김포 아라뱃길에서 평화항행 시작을 알렸다. 이어 지난달 6일 경칩날에는 축제 사전답사로 두지나루에서 호로고루 앞까지 황포돗배와 함께 분단 이후 최초로 임진강 요트 항행을 마쳤다.
민 선장은 향후 남북관계 추이를 지켜보며 ‘7·27 정전협정일’이나 ‘9·19 남북군사합의’ 기념일에 맞춰 예성강 벽란도 해상까지 평화교류 물길을 여는 2차 축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민 선장은 “냉전으로 얼어붙은 임진강에서 예성강, 대동강까지 평화의 물길이 이어지길 바란다. 시작은 미약하고 정부기관 협의 등 난관에 부딪혀 애초 계획한 항로가 변경되고 축소되었지만 요트인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막힌 모든 구간의 뱃길도 머지않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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