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이 사교육 도움 없이 학교 수업과 자기주도 학습만으로 영어학습 기초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어교육 책임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도교육청이 학교 수업과 자기주도 학습만으로 영어학습 기초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어교육 책임제’를 추진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사교육 도움 없는 ‘영어교육 책임제’를 본격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영어교육 책임제는 공교육에서 영어수업을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기의 ‘출발선 기회균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도교육청은 초등학교 3~4학년 교육과정에 기초 파닉스(읽기·발음 중심 교육) 교육을 운영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읽기와 핵심 어휘 학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언어의 네 가지 기능(읽기·쓰기·듣기·말하기)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춘 영어수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학교에서 배운 단어나 발음을 가정에서 스스로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인 ‘기초 튼튼 펀글리쉬(Funglish)’를 29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언어교육에서 필수적인 다양한 수준별 읽기 자료 제공을 위해 ‘영어 전자도서관’도 운영한다.
또 영어 기초가 부족하거나 천천히 배우는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현장 교사들과 협업해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용 보조교재도 개발해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독해 위주의 수험영어에서 벗어나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교육활동 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놀이 중심의 초등학생 영어캠프 운영 예산을 84개 학교에 지원하고, 원어민 영어보조 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소규모 학교에는 양방향 원어민 원격화상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영어 뮤지컬과 모의 유엔(UN), 원어민과 함께하는 톡톡문화체험 등 자율영어 동아리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영어교육 책임제는 공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공정한 출발선’을 지향하는 강원도교육청의 ‘책임교육 3종 세트’ 중 막내 격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2017년부터 한글교육 책임제를 운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에서 한글교육을 책임지겠다며 초등학교 1학년 받아쓰기와 알림장 등 선행학습을 전제로 한 쓰기 활동을 전면 폐지했다. 이어 수학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기초수학 책임제’를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서영 강원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담당 장학관은 “영어교육 책임제는 한 명도 소외되는 학생이 없는 영어수업을 지향한다. 특히 사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기초가 부족해 영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학교 수업을 내실화하고 다양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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