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0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기념관에서 열리는 홍성담 작가의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 원화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과 ‘5월 광주’가 제주에서 만났다. 제주4·3평화재단과 5·18기념재단, 평화를 품은 집, 평화를 품은 책이 함께 마련한 민중화가 홍성담의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의 원화전과 5·18 사진전이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운동화 비행기>에 실린 16점의 원화가 걸렸다. 저수지와 뒷산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총격에 목숨을 잃은 두 소년의 이야기를 소재로 민주주의를 원했던 시민들의 염원과 사건 현장을 담았다. 홍 작가는 그동안 광주 항쟁 연작 판화 ‘새벽’, 국가폭력에 관한 연작 그림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 그림 ‘들숨 날숨’ 등을 발표해왔다.
전시회에서는 또 ‘5·18, 위대한 유산’ 사진 28점과 <운동화 비행기> 팝업북과 그림책 내용을 플래시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영상 등도 만날 수 있다. 운동화 비행기에 탄 ‘새날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 우체통에 넣는 체험코너도 마련했다.
5·18 전시실 바로 옆에서는 4·3을 만날 수 있다. 제주4·3도민연대가 주관하고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는 4·3 수형생존 희생자 18명을 담은 사진전 ‘나, 죄 어수다’가 오는 21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는 지난 1월 법원에서 공소 기각 판결로 자신들의 무고함을 밝힌 4·3 수형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이규철 사진작가가 촬영했다. 전시장에는 지난 2017년 4월19일 제주지방법원에 ‘4·3 재심 개시 청구’ 소장을 제출하는 것에서부터 지난 1월 재심선고 재판까지의 사진 50여점을 걸었다.
오는 21일까지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기념관에서 열리는 ‘나, 죄 어수다’ 사진전.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이와 함께 제주4·3예술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전도 열린다. 제주민예총이 다음 달 6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포지션 민 제주’(제주시 관덕로 6길17 2층)에서 여는 ‘4·3 기억투쟁 예술 타임라인전’이다. 제26회 4·3문화예술축전사업인 ‘4·3예술 아카이브 프로젝트’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두 개의 마당으로 마련됐다. 첫 번째 마당에서는 1898년 ‘방성칠의 난’부터 1957년 마지막 빨치산 오원권의 생포까지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창작된 작품 이미지와 기록사진들이 전시된다. 두 번째 마당은 1978년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에서 1987년 6월 항쟁을 겪고 본격적인 4·3 진상규명운동과 더불어 지금까지 진행된 4·3 예술운동의 시대별 사료를 담았다. 오는 22일 오후 5시 ‘4·3예술 1세대를 만나다’, 다음 달 4일에는 ‘4·3 예술 기억과 기록’을 주제로 좌담회가 있다. 개막행사는 오는 15일 오후 5시에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제주시 원도심 ‘포지선 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민예총의 ‘4·3 기억투쟁 예술 타임라인전’. 제주민예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