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한 정부의 직권취소 조처를 비판하는 대형 펼침막이 2016년 8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려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에 대한 정부의 직권최소에 항의해 서울시청과 길거리, 지하철 등에 대형 현수막과 광과판을 내걸었다. 정부도 서울시의 홍보전에 대응해 정부서울청사 외벽에 서울시 청년수당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대형 펼침막을 내걸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청년수당을 받은 서울 청년 절반 가량이 취업·창업을 하거나 예술 등 창작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없는 청년에 대한 직접적 지원책인 청년수당 실험의 성과가 확인됐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14일 발표한 ‘2017년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 참여자에 대한 2018년 추적조사’ 보고서를 보면, 2017년도에 청년수당을 받은 이들 가운데 이번 조사에 응답한 2002명의 38.7%가 취업했고, 2.1%는 창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술 등 창작활동을 하는 청년(6.4%)까지 더하면 청년수당을 받은 이들의 절반에 가까운 47.2%가 사회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청년수당을 받은 이들의 만족도 역시 해마다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66.8%였던 만족도는 2017년 73.3%도 뛴 뒤 지난해 99.4%로 폭증했다. 만족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88.7%가 ‘다른 정책보다 직접 도움이 됐다’(88.7%)고 밝혔다. 구직목표 달성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도 2016년 60.2%에서 지난해 83.0%로 늘었다.
청년들은 수당의 97%를 생활비와 학원·교재비, 면접·세미나비 등으로 썼다. 생활비로 41.4%, 학원비·교재비로 36.9%를 사용했는데, 지난해 (생활비 42.4%, 학원비·교재비 36.5%)와 비슷한 수치다. 나머지 수당도 면접비용(11.5%), 세미나 비용(7.4%) 등으로 대부분 취업과 창업 등을 위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청년수당을 받은 청년들의 수당 사용처.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청년수당 참여자들이 대부분 사기업 취업이나 공무원시험, 창작활동 등을 준비 중인 미취업청년들로, 대부분 청년수당을 활동목적에 부합하게 청년수당을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가정과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와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이지호·서복경 연구원의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서베이몹이 지난해 9월11일부터 21일까지 2017년도 청년수당 참여자를 추적조사한 결과다. 서울시는 청년수당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7년도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 참여자의 지난해 사회활동 상황을 온라인 설문을 통해 확인했다.
청년수당은 서울시에 사는 만19~34살 미취업청년 가운데 최종학력 졸업(수료) 후 2년 이상인 구직자는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청년수당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 재학생, 주 30시간 이상·3개월 이상 고용보험가입 노동자로 정기소득이 있는 사람, 기초생활수급자, 중위소득 150% 이상 가구 청년 등은 신청할 수 없다. 선정된 청년에게는 다달이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원된다. 올해 서울시 청년수당 선정자는 1만3945명이다.
시는 지난 1월 서울연구원과 민간연구소 랩2050이 제안한 ‘청년기본소득 정책실험’도 추진을 검토 중이다. 소득 수준과 취업 상태 등 제한이 있는 청년수당과 달리 청년기본소득은 조건 없이 청년들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랩2050은 월5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집단(1600명)과 지급하지 않는 집단(800명)을 나눠서, 2년 동안 기본소득 지급의 효과를 검증하자고 시에 제안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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