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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묘지 빗속 참배객들, 황교안 대표 사과 요구 몸싸움도

등록 2019-05-18 12:55수정 2019-05-18 13:09

전국 곳곳서 여느 해보다 많은 참배객이 방문해 5월 희생자 추모
“일 년 내내 5·18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유족 말에 눈시울
18일 5·18민주묘지를 찾은 학생들이 제단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18일 5·18민주묘지를 찾은 학생들이 제단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18일 5·18민주묘지에는 오락가락하는 빗 속에 추모객의 분노와 아픔이 교차했다. 민주묘지에는 잇단 5·18 왜곡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 비 예보에도 여느 해보다 많은 참배객이 몰렸다. 하지만 제단 앞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 몸싸움이 벌어지고 5·18 희생자한테 헌화하려는 추모 행렬이 얽히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기념식이 열린 시간에는 비가 그쳤지만 일찍 묘지에 도착한 참배객들은 그대로 우의를 입은 채 행사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당시 광주상고 1학년 학생이었던 고 안종필 열사의 조카 안혜진씨가 “20대 청년인 저보다 더 어린 나이에 숨진 삼촌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광주시민들은 일 년 내내 5·18을 이야기하고 일 년 내내 5·18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가 가진 무거운 짐을 벗어날 수 있도록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겠다. 진실이 상식이 된 세상에서 광주의 아들딸들이 함께 잘 살아가기를 기원한다”고 하자 큰 박수를 보냈다. 시민군 기동타격대였던 유공자 나일성(57)씨는 “마음이 따뜻한 대통령이다. 국민 대다수가 광주에 대해 저런 심정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기념공연인 ‘그날이 오면’에서 80년 5·18 당시 열흘 간의 과정이 화면에 비치자 착잡한 표정으로 비에 젖은 묘역을 응시했다.

유가족들은 기념식이 끝나자 황 한국당 대표 쪽으로 다가가 “황교안은 물러가라’, ‘황교안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일부가 “황교안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지 말자”고 만류하자 한발 비켜서서 ‘사과해’ ,‘사과해’라는 구호를 연발하며 자제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또 39년 만에 광주의 진실을 증언한 김용장 전 주한미국 정보요원과 허장환 전 505보안대 정보요원이 묘지를 방문하자 “용기를 내주어 고맙다”고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18일 5·18민주묘지를 찾은 전 주한미군 정보요원 김용장씨와 전 505보안대 정보요원 허장환씨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18일 5·18민주묘지를 찾은 전 주한미군 정보요원 김용장씨와 전 505보안대 정보요원 허장환씨가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치인들이 기념식장을 빠져나가자 민주묘역은 금세 차분함을 되찾았다. 참배객들은 묘역 앞 제단에 향을 사르고 꽃을 바치며 영령들을 추모했다. 서울에서 학생 50여명과 함께 방문한 문혜빈(고2·17)양은 “현장에 와보니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촛불 때처럼 시민의 힘으로 5월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구 33명과 함께 추모하러 찾아온 영광여고 2학년 김현지(15)양은 “슬프기도 하고 화나기도 한다. 5월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동티모르 유학생들이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소 앞에 참배하고 있다.
러시아·동티모르 유학생들이 18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소 앞에 참배하고 있다.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묘지 앞에는 추모객들이 바친 국화꽃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전남대 유학생인 리보지딘(24·러시아)과 조지프 모니스(23·동티모르)는 “광주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 희생을 딛고 민주주의를 이룬 열사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정대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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