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스티로폼 원료와 액화석유가스 등을 생산하는 충남 서산 한화토탈에서 이틀 연속 기름증기(유증기)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20명이 넘는 주민과 노동자가 병원 진료를 받았다. 환경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한화토탈의 관련 법 위반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난 17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충남 서산의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스티렌모노머 등이 포함된 유증기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감시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스티렌모노머는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만들 때 원료로 쓰이는 인화성 액체물질로, 흡입하면 구토 또는 어지럼증, 피부 자극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부는 17일 낮 12시30분께 스티렌모노머를 합성한 뒤 남은 물질을 보관하는 탱크에서 이상 반응으로 열이 발생해 탱크 안에 저장된 유기물질이 유증기로 변해 탱크 위쪽의 통기관으로 분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7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이번 사고로 현장에 있던 노동자 8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한 유증기 악취로 인한 어지럼증과 구토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계속 늘고 있다. 19일까지 이 사고와 관련해 321명이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17일 첫번째 사고 직후 서산 합동방재센터가 사고 지점과 한화토탈 부지 경계선에서 대기 중 스티렌모노머 양을 측정한 결과, 급성노출기준(60분 기준 130ppm)보다 낮은 36ppm(사고 지점)과 0~2ppm(부지 경계선)으로 측정됐다. 급성노출기준 이하이더라도 건강에 영향이 있을 순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새벽 5시40분께 발생한 2차 유증기 유출은 사고 예방을 위해 탱크 안으로 소화약제를 주입하던 중 남아 있는 물질이 추가로 분출한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한화토탈은 두번째 유출 사고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자체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 쪽은 합동방재센터와 의사소통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충남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 모습.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권혁웅 한화토탈 대표이사는 이날 사과문을 내어 “유증기 유출 사고로 지역 주민, 협력업체와 주변 공단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해당 공장 가동을 정지했으며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회사 쪽이 ‘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최예린 최하얀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