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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남호의 미래’ 네덜란드에서 찾는다

등록 2019-05-21 05:01수정 2019-05-21 19:15

양승조 충남지사, 네덜란드 역간척 현장인 휘어스호 방문
대홍수 발생하자 62년 간척…42년 만에 터널 뚫어 해수유통
생태계 회복 어족자원 생산, 수상 레포츠 활성화로 경제 회생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첫 번째)가 19일 네덜란드 질랜드주 휘어스호를 방문해 환경정책 전문가인 치어 블라우 박사(왼쪽 두번째)로부터 담수호 수질개선 방안을 듣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지사(오른쪽 첫 번째)가 19일 네덜란드 질랜드주 휘어스호를 방문해 환경정책 전문가인 치어 블라우 박사(왼쪽 두번째)로부터 담수호 수질개선 방안을 듣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 서산시 부석면 부남호와 인근 간월호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이었다. 1980년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갯벌은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담수호가 됐다. 당시만 해도 농지와 산업용지를 확보하는 연안·하구 개발사업(간척사업)은 절대선이었다. 간척사업은 충남 안면도-홍성·보령 사이 천수만에 집중됐다. 위로는 부남호와 간월호, 황도, 중간 지점의 신리 하구, 하단의 소성리 하구, 닭벼슬섬 등에 크고 작은 수많은 방조제가 건설됐다. 갯벌은 사라지고 농경지가 생겨났다. 그 결과, 서해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는 직격탄을 맞았다.

부남호 역간척은 충남도의 현안이다. 역간척은 바다에 쌓은 제방을 열어 간척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역간척은 하구·연안과 갯벌의 가치가 농경지보다 훨씬 크고, 간척으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최근 유럽국가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그 방안을 배우기 위해 양승조 충남지사가 19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질랜드주 휘어스호를 찾았다. 휘어스호와 상황이 비슷한 부남호의 수질과 갯벌 복원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다.

휘어스호는 바다를 막아 만들어진 1억1천만t 규모의 담수호다. 1953년 대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네덜란드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해 시행한 델타 프로젝트의 하나로 1962년 노드 베벨랜드섬과 주이드 베벨랜드섬 사이를 둑으로 막아 탄생했다. 휘어스호는 최악의 수질과 오염된 갯벌로 오명을 날렸다. 바닷물과 강물이 막히자 갯벌은 파괴됐고 상류에서 유입되던 영양염이 끊기면서 갑각류와 어패류도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남조류 개체가 많이 늘어나 수생식물이 죽고 악취도 진동했다.

이 호수가 되살아 난 것은 2004년 카체홀로라는 해수유통 터널이 건설된 뒤부터다. 치어 블라우(전 질랜드 지방환경정책 분야 통합정책계획 관리자) 박사는 “휘어스호를 살리는 방안을 고민하다 카페홀로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휘어스호 둑의 동쪽 끝인 잔트 크리크댐에 2개의 터널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터널이 개통돼 해수가 유통되자 휘어스호는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블라우 박사는 “터널 개통 3개월 만에 총인 농도가 리터(ℓ)당 0.4㎎에서 0.1㎎으로 줄어들었고 청어, 홍합, 굴, 가자미가 돌아오는 등 바다 생태계도 빠르게 회복됐다. 수질이 개선되면서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도 급증하면서 지역경제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 가세로 태안군수(셋째)이 19일 네덜란드 휘어스호 주민과 만나 해수유통 이후 환경과 지역경제의 변화상을 듣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 가세로 태안군수(셋째)이 19일 네덜란드 휘어스호 주민과 만나 해수유통 이후 환경과 지역경제의 변화상을 듣고 있다. 충남도 제공
양 지사는 “휘어스호처럼 부남호도 해수유통이 막히면서 수질이 나빠져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고 우기에 방류하면 인접한 천수만과 양식 어장 피해가 심각하다. 이런 이유로 태안기업도시, 서산웰빙특구 투자가 지지부진하다”며 “휘어스호의 배수갑문 등 해수유통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지난 18일 6박8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폴란드, 독일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방문에는 가세로 태안군수와 공무원 11명, 전승수 전남대 교수 등 해양환경, 복지, 에너지 분야 전문가 3명도 동행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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