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조류2급 검은머리갈매기.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새만금사업지구 안의 산업·연구용지에 멸종위기 조류가 집단번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5월 정기조사 결과, 이곳에 멸종위기 조류 2급인 검은머리갈매기 30여마리와 쇠제비갈매기 5천여마리가 번식하고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자발적 민간그룹인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2003년부터 매월 한 차례 새만금지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쇠제비갈매기 개체수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또 “지난해 저어새 등 17종의 멸종위기 조류가 새만금의 수라갯벌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게 확인됐다. 새만금의 전체 매립으로 갯벌이 사라진다면 새만금 안에서는 이런 조류가 서식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새만금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대책 마련과 수라갯벌 등의 보전을 촉구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과 2020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은 “새만금사업을 총괄하는 새만금개발청 등은 야생조류 번식지에 간이울타리만 설치하는 등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고 있다. 환경부가 시행하는 ‘새만금개발에 따른 환경관리 통합매뉴얼’을 보면, 공사 중 법정보호종 발견때 사업 시행자와 시공사는 대체 서식지 조성 등 필요한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0새만금해수유통 전북행동이 지난 22일 새만금사업지구 안에 위치한 새만금개발청 앞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전북행동 제공
이들 단체는 이어 “그러나 정부는 새만금 안 법정보호종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멸종위기 조류를 보호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새만금사업법과 애생생물법 등 관련법 위반 등으로 법정 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수라갯벌은 새만금방조제 북쪽에 위치한 산업단지 근처 군산 내초도와 남수라, 군산비행장 앞 주변 갯벌을 지칭한다. 생물다양성이 매우 우수하고 자연경관이 빼어나 많은 생태사진 작가와 탐조객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뤄지는 곳이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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