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광주시 선정 주먹밥, 광주대표 음식될 수 있을까?

등록 2019-05-26 16:01수정 2019-05-27 10:23

광주시, 광주대표 음식으로 주먹밥 선정
5·18 때 시민들이 시민군들에게 건넸던 주먹밥.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오월광주> 제공
5·18 때 시민들이 시민군들에게 건넸던 주먹밥.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오월광주> 제공
광주시가 최근 올해의 광주대표음식으로 주먹밥을 선정하면서 5·18정신을 상징했던 주먹밥이 광주시의 음식문화로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이 주도하는 주먹밥 육성 방안은 자발성이 생명인 주먹밥 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0일 올해의 광주대표 음식으로 주먹밥을 선정해 발표했다. 광주시가 지난 3월 12명의 민간전문가들로 광주대표음식선정위원회를 꾸린 지 두달여 만이다. 선정위는 상징성·차별성 등의 기준에 따라 한식·오리탕·주먹밥·상추튀김·육전·무등산보리밥·송정떡갈비 등 7가지를 광주 대표음식으로 꼽았다. 주먹밥은 상징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올해의 광주 대표음식으로 선정됐다. 이 시장이 지난 2월 시청 간부회의에서 “주먹밥은 광주정신과 5·18 민주화운동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밝힌 바 있다.

광주시는 앞으로 주먹밥 육성시범업소 지원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시는 시 경제고용진흥원과 주먹밥 판매 식당을 공모해 시설개선비 5천만원을 낮은 이자로 빌려줄 방침이다. 현재 광주 송정역 역사의 한 식당에서도 주먹밥이 판매될 수 있도록 코레일을 통해 권고할 예정이다. 시는 주먹밥 등 광주대표음식을 상품화·브랜드화·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음식산업발전 전담기구 설치 방안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나물과 소고기 등 주먹밥 재료를 다양화하면 상품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먹밥은 5·18 때 시민들이 소금과 깨, 김을 밥과 뭉쳐 시민군들에게 자발적으로 건네면서 5월 공동체의 상징이 됐다. 한 음식 전문가는 “광주를 방문한 분들이 어느 때든 주먹밥을 맛보며 그 의미를 떠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먹밥이 시민들이 즐기는 생활속의 음식문화로 정착될 수 있느냐 여부다. 현재 광주에서 주먹밥을 파는 가게는 5곳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때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던 광주 동산초등학교 학생과 주민들이 지난 17일 주먹밥 만드는 행사를 연 것은 5·18 교육의 일환이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월 “주먹밥은 광주정신과 5·18 민주화운동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이 시장(맨왼쪽)이 한 가게에서 주먹밥을 맛보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2월 “주먹밥은 광주정신과 5·18 민주화운동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이 시장(맨왼쪽)이 한 가게에서 주먹밥을 맛보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주먹밥을 활성화한다며 지나치게 관이 나서는 것은 주먹밥 정신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는 “5·18을 무겁지 않게 문화의 소재로 보는 것엔 공감하지만 시민들의 공감없이 관 주도로 주먹밥을 ‘대표선수’처럼 양성하려는 것은 자칫 5·18정신을 희화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광주시가 올해의 음식으로 주먹밥을 선정하면서 공개한 다양한 주먹밥 종류.
광주시가 올해의 음식으로 주먹밥을 선정하면서 공개한 다양한 주먹밥 종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