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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녹두서점과 광주 동네책방·청년들의 경쾌한 만남

등록 2019-05-29 11:44수정 2019-05-29 20:48

29일 저녁 7시 광주삶디자인센터 <녹두서점의 오월> 북콘서트
<녹두서점의 오월> 북콘서트 홍보물.
<녹두서점의 오월> 북콘서트 홍보물.
녹두서점은 1980년 1월 옛 전남도청 인근(광주 동구 장동 58번지)으로 옮겼다. 서점 주인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전남대에서 제적된 김상윤(70·윤상원열사기념사업회 고문)씨였다. 독서모임을 꾸려 후배들의 의식을 깨웠던 김 이사장은 사회과학 금서를 보급하기 위해 77년 녹두서점을 열었다. 녹두서점은 유신 말기 광주·전남지역 운동권 학생들과 문인, 노동·농민 운동가들이 모이는 사회운동의 중심 공간이었다.

녹두서점 안주인은 정현애(67)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이다. 서점 안 부엌 딸린 작은 방이 신혼집이었다. 양심수 등 구속자의 부인 등 지역 여성 모임인 송백회 총무였던 정 이사장은 80년 5월17일 밤 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남편 김씨가 예비검속으로 505 보안대로 끌려간 뒤 항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김 고문의 동생 김상집 5·18구속부상자회 광주지부장도 시민군으로 총을 들었던 5·18유공자다. 광주일고 시절 전국 첫 고교생 반유신 시위를 주도하다 제적된 뒤 군복무를 마쳤을 즈음 5월을 맞았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학살을 목격한 사람들이 녹두서점으로 찾아오면서 점차 5·18항쟁의 주요 거점의 한 곳이 됐다.

옛 녹두서점 주인들이 광주의 작은책방 운영자 및 청년들과 만나 광주와 5·18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눈다. 29일 저녁 7시 동구 충장로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옛 학생회관) 5층 랄랄라 홀에서 열리는 ‘녹두서점의 청춘들’이라는 북콘서트 자리에서다. 김 고문과 정 이사장, 김 지부장 등 3명이 공동 집필해 나온 <녹두서점의 오월>이라는 책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후배 책방 주인 등이 마련한 행사다.

전남 당양군 대방리 김상윤씨 자택 서재에서 김상윤(가운데)·정현애(오른쪽)씨 부부와 동생 김상집(왼쪽)씨가 39년 만에 <녹두서점의 오월>을 출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전남 당양군 대방리 김상윤씨 자택 서재에서 김상윤(가운데)·정현애(오른쪽)씨 부부와 동생 김상집(왼쪽)씨가 39년 만에 <녹두서점의 오월>을 출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경애 기자
이날 행사엔 광주 동네책방 10여 곳의 주인들이 참석한다. 검은책방, 흰책방, 동네책방 숨, 책과 생활, 타인의 책 지음책방, 삼삼한 책방, 소년의서, 청년인문공간 러브앤프리 등이 현재 광주의 동네책방들이다. 과거 광주의 대표적 선배세대 책방인 녹두서점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또 만렙기획, 청년문화 허브, 청년미래전략센터, 문화기획단 유별라 등 청년들이 꾸리는 단체인 상상실현네트워크도 행사에 동참했다. 대안문화공간 메이호&이매진, 광주극장, 순례자학교, 호남신대 생태스터지, <전라도닷컴>, 꽃피다, 툴아이피1% 공작소, 청년문화꾼, 버틀러스 코리아 등이 힘을 보탰다. 윤상원기념사업회, 광주마당도 함께 한다.

북콘서트는 ‘꿈을 품은 메아리 중창단’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된다. 다달이 책방 음악회를 열고 있는 김현옥씨가 초·중등 학생 8명과 꾸린 중창단이 경쾌한 노래를 들려준다. 인문학적 감성을 일깨우는 첼로 독주도 마련한다. 이어 공동 저자 3명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와 집필 과정에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녹두서점과 5·18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서일권 공익활동가는 “공식적인 출판 기념회와 달리 광주에서 동네책방을 하는 후배들과 문화활동 청년들이 녹두서점이라는 5·18 선배세대들의 경험을 듣자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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