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한국문화 전문 책방 ‘책거리’ 김승복 대표(왼쪽)와 전라도 토종잡지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
“전라도 곳곳의 풍경과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 이야기들이 한국인의 삶과 문화의 정체성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일본 도쿄에 있는 책방 책거리 대표 김승복씨가 전라도 순토종잡지 <전라도닷컴> 초청 전시회를 여는 이유다. 한국 전문 북카페 ‘책거리’는 오늘 6월 4∼15일 '전라도 정신, 광주 정신을 듣는다'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이 행사엔 전라도 사람들의 삶을 담은 사진 40여 점, 월간 <전라도닷컴> 100∼205호 등이 전시된다. 그동안 <전라도닷컴>이 기록해 온 자연, 사람, 풍물, 사투리 등을 통해 광주·전라도 정신을 돌아보는 자리다. 6월 5일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는 ‘전라도닷컴’ 기자들이 일본 독자들과 대화마당도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는 5·18기획전의 의미도 있다. <전라도닷컴> 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도 국립5·18민주묘지를 표지로 한 <전라도닷컴> 올 5월호다. 황풍년(55) <전라도닷컴> 편집장은 “전라도의 기층의 문화를 보여주는 노동 장면, 마을 풍경, 사람들 얼굴 등이 담긴 사진과 글을 소개한다. 국립5·18민주묘지의 묘비명을 특집으로 다룬 올해 5월호 잡지가 전시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라도닷컴> 도쿄 전시회를 여는 책거리는 160여 곳의 헌책방들과 북카페가 있는 도쿄의 유서깊은 책방 거리 진보초에 있는 책방이다. 2015년 책거리 문을 연 김승복 대표는 일본에 한국 문화를 널리 알려온 출판사 쿠온의 대표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채식주의자>(한강 작) 등 한국문학 시리즈를 출간하고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일본어판 출간 작업을 하고 있다. 책거리가 한국의 지역 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대표는 2017년 가을 일본인 독자 30여 명과 함께 소설 <한강>의 무대인 전라도에 문학기행을 왔다가 <전라도닷컴>을 방문했다. 한국문학 기행단으로 온 일본인들은 <전라도닷컴> 잡지들과 전라도닷컴에서 낸 책들을 구매하기도 했다. 지난 해 수원에서 열린 한국지역도서전에 김 대표가 운영하는 쿠온도 참가했다.
황 편집장은 “논, 밭, 갯벌에서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전라도 사람들의 치열한 삶과 정신, 그들의 기록이 갖는 가치를 일본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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