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대신 맥주나 물 타…11잔중 2·3번째 ‘맹탕’ 만들기도
회사원 김아무개(40)씨는 최근 한 송년회에 갔다가 희한한 ‘폭탄주’를 경험했다.
일반적인 폭탄주는 맥주가 든 잔 안에 양주가 들어간 양주잔을 넣어 마시는데, 새로운 폭탄주는 양주잔에도 맥주만 부었다. 한 동료는 “요즘 유행하는 황우석 폭탄주”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논문에 ‘줄기세포가 없다’는 의혹에 빗대 폭탄주의 뇌관에 양주가 없는 폭탄주를 만든 것이다.
이 신종 폭탄주는 황 교수 논란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쟁점들을 비꼬아 만든 다양한 제조 방식에 따라 여러 변종을 낳고 있다.
또다른 ‘황우석 폭탄주’로는 폭탄주 2번부터 12번까지 번호를 붙여 11잔을 만들면서 2, 3번째 잔에는 양주잔을 따로 넣지 않고 양주와 맥주를 섞어 흔드는 ‘회오리’형도 있다. 2~12번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2번과 3번 줄기세포가 논란이 되는 점을 폭탄주에 대입한 풍자다. 일부에서는 2번째와 3번째 폭탄주의 양주잔에 맥주가 아닌 물을 넣기도 한다.
김씨는 “이런 폭탄주도 있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는 있었지만, 황 교수를 그토록 믿었다가 희망이 사라진 충격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씁쓸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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