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매서운 한파 속에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이 경북도청 앞에서 경북점자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북지역내 포항 1곳뿐…그나마 임대운영 시설불편 호소
한달째 거리 서명운동
“경북에도 번듯한 점자도서관 하나 세웁시다.” 경북 점자도서관과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 등 10여명이 매서운 한파 속에 22일 경북도청 앞에서 점자도서관 건립을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한달 가까이 포항 시외버스 터미널과 시내 중앙상가 등 경북 전역에서 범국민 서명운동을 계속해 왔다. 경북도는 다른 광역단체 보다 면적이 넓고 등록된 시각장애인 수도 1만1168명으로 경기, 서울, 부산, 경남에 이어 5번째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문시설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4층 건물의 2·3층을 임대해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포항의 경북점자도서관이 유일한 시각장애인 시설인 셈이다. 서명을 받고 있던 경북점자도서관 이재호 관장은 “임대를 해 점자도서관을 운영하다 보니 녹음실이나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도 없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점자 도서관은 녹음·점자 도서를 만들고 시각장애인들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종합복지시설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행사를 진행하던 (사)경북 시각장애인 연합회 이갑진 회장도 “시각장애인들은 아직도 교과서 외에는 책을 접하기 힘든 조건”이라며 “더 많은 특혜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비장애인과 비교해 최소한의 정보습득 기회나 알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올 연말까지 서명운동을 계속한 뒤 경북도와 문화관광부, 청와대, 국회 등을 찾아 경북점자도서관 건립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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