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미관을 해치고 시민과 차량의 통행에 불편을 끼쳐 온 대전차 진입 저지용 구조물(방호벽)이 26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회룡역 인근 국도 3호선(서울~의정부)에서 34년 만에 철거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냉전시대 유물인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대전차 방호벽이 34년만에 철거된다.
경기 의정부시는 26일 의정부의 관문인 호원동 회룡역 앞 대전차 방호벽 철거공사를 시작했다. 이 방호벽은 북한에서 내려오는 전차의 서울 진입 시간을 지연시켜 대처시간을 번다는 전술에 따라 지난 1971년 세워졌다. 높이 7m, 폭 11m 규모의 방호벽은 의정부시로 들어오는 주요도로인 국도3호선(왕복 4차로) 위에 놓여 있어 출퇴근시간 교통흐름을 크게 방해해 왔다. 또 방호벽 때문에 인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어 회룡역을 이용하는 보행자들도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시는 내년 1월까지 방호벽 철거를 마친 뒤 그 자리에 보행공간과 택시승강장, 자전거보관대, 휴게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방호벽 부근 국방부 소유 토지 240여평을 공공용지로 결정했고, 모두 28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번 방호벽 철거는 시가 지난 2001년부터 국방부와 협의를 거친 끝에 이뤄졌다. 마침내 시는 지난 10월27일 국방부와 방호벽 철거를 위한 각서를 체결했고, 최근 2달 동안 현장조사와 공사를 위한 설계작업을 벌였다. 경기북부 접경지역 방호벽 철거는 지난달 8일 공사가 시작된 경기 구리시 교문네거리 방호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의정부시는 “앞으로 장암동 지하철 7호선 차량기지 앞에 있는 방호벽 등 관내 5개 방호벽에 대해서도 국방부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철거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북부 지역에는 모두 57개의 방호벽이 도로 곳곳에 놓여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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