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하상가 5년 분쟁 일지
임대료 3%인하·보증금 50% 융자 합의
대구시 2006년 6월께 새상가 완공 예정
상인들과 대구시가 5년여 동안 팽팽하게 맞서온 ‘중앙지하 상가 분쟁’이 타결됐다.(?5c도표)
대구시는 27일 “중앙지하상가 3지구 상인들에게 월 점포 임대료를 3% 내리고 상인들이 내야 할 보증금 가운데 50%를 은행에서 융자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 주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합의안을 최근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대구시는 “서면으로는 임대료 인하를 3%로 약속했지만, 앞으로 중앙 지하상가 관리회사인 ㈜대현실업과 협의를 거쳐 월 임대료를 2% 더 내려 주기로 상인들과 구두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중앙지하상가 1·2지구 상인들은 보증금으로 평당 1600만원씩을 예치하고 한달 임대료로 평당 12만5천원씩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개발과 임대료 대폭 인하 등을 주장하며 대구시와 맞서온 중앙지하상가 3지구 신영섭(44) 대책위원장은 “타협안이 너무나 미흡하지만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점포 철거를 거부해온 중앙지하상가 3지구 상인 35명은 지난 26일 스스로 점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이르면 29일쯤 공사를 시작해 내년 6월 1일 새로운 상가에 3지구 상인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지구 공사에는 사업비 32억원이 들어간다.
중앙지하상가 분쟁은 2000년 6월부터 비롯됐다. 대구시는 1976년∼1982년 시내 도심지 밀리오레 건물 앞에서 옛 대구은행 본점 지하도 447m에 들어선 지하상가가 낡아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2000년 6월 ㈜대현실업에 개재발 사업을 맡기면서 상인들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중앙지하상가 점포 가운데 1·2지구는 공사를 끝내고 2001년 9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3지구 상인 80여명은 “대구시가 ㈜대현실업에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다”며 “대구시가 직접 재개발에 나서라”고 주장하며 점포 철거를 거부한 채 대구시와 맞서왔다.
3지구 상인들은 그동안 대구시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여왔으며 1인 시위를 포함해 350여 차례에 걸쳐 시위를 벌였다. 또 청와대, 국무총리실, 감사원 등에 진정을 했고 대구시 간부들과 협의를 해왔지만 타협을 보지 못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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