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최근 ‘마지막 주모’가 세상을 뜬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삼강주막(사진)을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삼강은 내성천과 낙동강, 금천의 세강 줄기가 예천에서 몸을 섞는 곳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삼강주막은 낙동강 강줄기 1300리에 남은 마지막 주막이다. 삼강나루터는 경남 김해에서 올라오는 소금배가 안동까지 가기 전 쉬어가는 곳이자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가기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관문이었다. 삼강주막은 이 나루를 오가는 길손들에게 허기를 면하게 해주고, 보부상들의 잠자리로, 시인묵객들의 흥을 돋구는 장소로 이용돼 온 유일한 조선시대 주막이다. 세월이 흘러 소금배가 올라오지 않고 사람을 건네주던 나룻배마저 없어지자 한 때 네개나 있던 삼강나루의 주막이 다 사라졌지만 이 곳만은 남아 지나간 세월을 증언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차를 달리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주막을 보고 이곳을 찾아 탁배기를 찾는 손님들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주모’이던 고 유옥연씨가 지난 10월 1일 89살을 일기로 세상을 뜨자 지금은 영업은 하지 않고 예천군 풍양면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유씨 뒤를 이어 주막의 맥을 이을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00년께 지어진 이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건축역사자료로서 가치가 크고 지역의 역사와 옛 시대상을 읽는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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