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신용카드 사용…당사자는 혐의 부인
충남 천안 ㅎ대 김아무개(52) 경리부장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천안경찰서는 29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김아무개(43)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혐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달 19일 김 부장의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이날 오후 집으로 배달된 김 부장 필적의 ‘5천만원을 천안 서부역으로 가져오라’는 애초 편지와는 달리 돈 전달 약속 장소 변경 때 사용한 휴대 전화 사용자가 김씨로 추정돼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바뀐 약속장소인 식당에서 보관하고 있던 빈 술병에 대한 감식에서 김씨의 지문이 발견됐고, 식당 주인에게 택배 물건을 받아 보관해 달라고 부탁했던 남자 2명 가운데 1명이 김씨의 인상 착의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쌍용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승용차를 발견하고 안에서 지갑과 골프채 등을 훔쳤을 뿐 김 부장 실종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돈 받을 장소를 변경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를 자신이 사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는 타인 이름으로 개통된 이른바 대포폰으로 5단계를 거쳐 유통됐고 이 대포폰이 해지 된 시점에 김씨가 다른 대포폰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김 부장 행방을 추궁하는 한편 술병 지문 등으로 미뤄 최소한 1명 이상의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신원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천안경찰은 김 부장이 지난달 18일 밤 집으로 전화해 ‘친구들과 술 마시고 찜질방에 들러 아침에 귀가하겠다’고 말한 뒤 다음날 돈을 요구하는 편지가 배달되자 납치사건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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